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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ＡＮＣ▶
밤에 건물에 불이 나면 대개
전기가 나가면서 주위는 암흑으로 변합니다.
이 때,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을 생명으로 인도해주는 것이
유도등과 비상굽니다.
그런데, 출동 9천 취재팀의 확인 결과, 상당수 건물의 비상구가
생명문이 아니라 오히려 저승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기민 기자가 고발합니다. ===
◀ＥＮＤ▶
포항시내 한 지하 비디오방입니다.
불이 났을 경우 생명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유도등이 고장난 채 꺼져있습니다.
비상구 바닥에는 비디오테이프가
잔뜩 쌓여 있고, 폭이 90
센티미터가 넘어야 할 통로는
중간장애물로 인해,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정돕니다.
인근의 한 지하커피숍.
내장재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재료를 써야 하지만,
입구에서부터 매장 바닥에
이르기까지 온통 목재로 꾸며
놓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비상탈출롭니다.
[S/U] 이 커피숍에서 불이 났다고 가정하고 비상구 유도등을 따라
대피해보겠습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은
엉뚱하게도 화장실.
반대편에 출입문이 있지만, 굳게 잠겨져 있습니다.
이곳으로 대피한 손님들에게 닥칠
상황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ＳＹＮ▶ 포항소방서 관계자
문이 열리자 1층 스포츠용품점이 나타납니다.
건물 바깥으로 연결돼야 할
비상구가 오히려 매장안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ＳＹＮ▶ 커피숍 종업원
시내 한 영화관.
객석 통로 바닥에 있어야 할
유도등이 보이질 않습니다.
불을 켜 보니 부서진 채 쓰레기가 담겨있습니다.
백화점도 예외는 아닙니다.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설치된
방화셧터는 불이 나면 자동적으로 내려와, 계단과 매장을
격리하도록 설계돼있습니다.
그러나 각 층마다 빼빽히 진열된
상품으로 방화셧터는 제기능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ＡＮＣ▶ 백화점 직원
지하식당 천정에 설치된
자동확산소화기는 주방환기통에
가로막혀 무용지물입니다.
비상통로에 쌓아놓은 상품을
들어내자, 숨어있던 유도등이
나타납니다.
화살표를 따라간 1층 비상통로에는 각종 시설물이 들어차 있고,
대형 엘피가스통들은 보기에도
위험천만입니다.
고객들이 옥상으로 대피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백화점측이 지난 90년 건물
옥상에 매장을 증축하는 바람에,
옥상 대피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대피객들은 벽사다리를 타고 광고철탑으로 올라가야 할 판입니다.
◀ＳＹＮ▶ 백화점 직원
이윤만을 좇다보니 손님들의
안전은 뒷전인 셈입니다.
◀ＩＮＴ▶ 조인식
(포항소방서 검사담당)
출동 9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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