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얼마 전 독도에 집쥐의 급격한 번식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사례를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작은 면적을 가진 독도의 특성상,
한 번 외래종이 들어오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데요.
그런데도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병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END ▶
◀ 리포트 ▶
우리나라의 동쪽 끝에 자리잡은 작은 섬, 독도.
면적은 0.19㎢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암벽과 바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척박한 환경은 외래종 생물의 자연 유입을 막는 방패가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한 번 외래종이 침입하면 극도로 취약한 구조입니다.
1970년대 초, 경찰이 식용으로 독도에 토끼를 들여와 방사했습니다.
번식력이 좋은 토끼는 빠르게 개체 수를 늘였고 독도 식생은 완전히 파괴되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20년 뒤 환경 당국은
독도에서 토끼를 집중 포획해 박멸했지만,
그 후유증은 심각했습니다.
◀ INT ▶조영석/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
“토끼들이 순식간에 섬 전체를 장악하고 그리고 이게 초식 동물로 풀뿌리부터 시작해서 뭐 나무 싹까지 다 갉아먹어서 섬을 순식간에 황폐화시키고 있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2008년 서도에서 집쥐가 처음 목격됐습니다.
이후 집쥐는 동도까지 건너 가며 급격히 번식해150마리까지 늘었습니다.
집쥐가 괭이갈매기와 바다제비의 새끼와 알 등을 잡아먹는 등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줬습니다.
독도 집쥐 조사에 나선 대구대학교에 따르면, 집쥐는 울릉도에서 선박을 통해 유입된 게 확인됐습니다.
독도와 울릉도 사이는 유람선과 연구선, 경비대 교대선 등 다양한 선박이 정기적으로 오갑니다.
이 과정에서 집쥐가 유입될 가능성이 늘 존재합니다.
지금은 대구대학교 연구진이 독도에서 집쥐를 거의 박멸한 상태이지만, 언제든 다시 개체 수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 INT ▶조영석/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
"여기서 남은 한 마리까지 잡고 혹 혹시 남아 있는 게 모르니까 몇 년 이상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추가적인 것들을 설치해 갖고는 계속 살펴봐야 되는데..."
실제로 울릉군청이 2019년과 2020년, 독도 집쥐 포획에 나서 95마리를 잡아냈지만 완전히 박멸하지 못해 다시 이전 수준으로 개체 수가 늘었습니다.
◀ INT ▶조영석/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
"외부에서 유입된 외래종 집쥐가 들어가서 독도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모습은 이거는 정신적으로 되게 또 심리적으로도 되게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중한 영토인 독도에 외래종 생물이 침입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화면제공 대구대학교 조영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