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경북지역도 이번 주 후반부터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불 피해 마을의 산사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요 며칠 내린 빗물에도
토사가 흘러내리는 곳이 더러 나타났는데요.
주민들은 또 한 번 삶의 터전을 잃게 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김경철 기자
◀ 리포트 ▶
여름이 찾아왔지만, 산비탈엔 여전히
까맣게 숯덩이가 된 나무가 가득합니다.
바로 아랫마을엔
불탄 주택 40여 채가 철거돼 사라졌고,
화마를 비껴간 집들만 듬성듬성 남았습니다.
악몽 같은 산불이 지나간 지 석 달째,
마을 주민들은 이제 산사태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요 며칠 이따금씩 내린 비에도 벌써부터
집 뒤편으로 토사가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 INT ▶ 우금연 / 안동시 임하면 신덕리
"산사태 내려올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죠.
이 산에 난 게 살아 있으면 산사태가 안 나요. 그런데 난 게 다 죽어버렸잖아요, 타버려서..."
산불 피해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임시주택 주변으로도 빗물이 차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 INT ▶ 권분옥 / 안동시 임하면 신덕리
"이 계곡에 물이 저 위에서부터 내려오는데,
물이 막 도랑물 내려오듯이 내려오더라고요.
장화도 없지 그래서 신발 젖어가면서
나갔어요."
마을 계곡을 따라 올라가 봤습니다.
계곡 안쪽으로 토사가 흘러내리고
새로운 물길까지 만들어져,
산사태 방지를 위한 긴급 골막이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 INT ▶ 고기영 / 안동시 산림재해팀장
"(골막이는) 집중호우 시 물에 의해 토석이나
나무가 쏟아져 내려오는 것을 막아주는 산사태 예방시설입니다. 하류에 거주하는 시민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경북은 산사태 취약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인데,
이번 대형 산불로
산사태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산불 피해지의 경우 산사태 위험이
최대 200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INT ▶ 우충식 /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산불로) 산림이 없어지면서 사실은 비가
직접적으로 땅에 닿고 그다음에 토양을
잡고 있던 나무가 없어졌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그물효과와 말뚝효과가 없어지는 거죠."
경북지역은 오는 금요일쯤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서며,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걸로
예상됩니다.
경상북도는 산불 피해 마을 551곳에 대해
하루 50mm 이상, 누적 200mm 이상
비가 올 경우, 마을순찰대를 투입해
즉각 주민 대피에 나서는 등
실시간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