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주, 대구에서는
미술대전 수상작 전시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상을 받았던 한 작품이
작가와 색만 바뀐 채 다시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변예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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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포트 ▶
나무에 ‘인덕만리’ 네 글자가 새겨졌습니다.
"사람의 덕은 만리가 간다"는 뜻입니다.
올해 대구미술대전 서각 부문 입선작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
2023년 다른 작가가 대구공예대전에
출품해 입선을 받은 작품과 거의 같습니다.
달라진 건 작품에 새겨진 이름과
색깔뿐입니다.
취재 결과, 두 작가는 부부로 드러났습니다.
남편의 입선작에 아내가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색을 다시 칠한 겁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부부는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겠다"고 했습니다.
[ CG ] 원작자인 남편은 취재진에게
"아내의 작가 활동 내역을 만들기 위해
아내 모르게 출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동의를 받고 아내가 연습 삼아
수정한 작품이라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주최 측인 대구미술협회는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 st-up ▶
"해당 작품은 전시에서 제외됐습니다.
주최 측은 수상을 취소할 방침입니다."
작품의 독창성도 인정할 수 없고,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1·2차 심사를 거쳐 당선작을 선정했지만
전체 심사위원 가운데
서각 전문 심사위원이 2명이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 INT ▶노인식/대구미술협회 회장
"철두철미하게 검증하고 앞으로 큰 시스템을 좀 더 개발해서 진짜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보완하겠다."
예술계는 작가의 일탈과 부실한 심사가 만든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 INT ▶ 이주강 / 한국서각협회 고문
어디서 한 번 냈던 건지 이런 걸 밝히기 위해서 표절인지, 글씨가 오자인지 아닌지 그런 것도 다 검수를 하거든요. 시전공모전(대구미술대전)이 지금 너무 저질로 낙후됐다고 봐야 되죠.
각종 공인된 미술대전에서 입선할 경우
유명 전시회 초대작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 작가로서는 수상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구미술협회는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부정한 방법으로 출품한 두 작가에 대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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