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산불 피해 보상으로 임업인들에게
최대 1억 원을 주는 사업이 있습니다.
사업 참여 희망자가 많을 것 같지만,
신청률이 40%도 안 됩니다.
이유가 뭔지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북 산불 피해 5개 시군에서 전국 송이
절반 가까이가 생산돼 왔습니다.
한 달 뒤면 가을의 진미 송이를 채취할
시기지만, 올해는 어림도 없습니다.
◀ SYNC ▶정하성 / 안동시 송이 농가
"소나무하고 공생하는데, 소나무 뿌리
보면 다 죽었습니다."
지난 3월 산불로 잃은 경북 북부의
송이 산은 9만 9천여ha로
피해액이 108억여 원이 넘습니다.
불탄 숲에서 소나무가 자라기까지
반세기가 걸리는 만큼 고령 임가의
소득 보전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부는 송이를 대체할 작물 조성을 돕겠다며
3백억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했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임가당 최대 1억 원을 지원하는데도 전체 피해
임가의 참여율이 4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산불 피해 송이 재배지와 소나무 반출 금지
구역, 대다수가 겹치는 탓에
벌채한 피해목을 파쇄해 외부로 운반해야
하는데 이를 사비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SYNC ▶
이상학 / 경상북도 산림소득자원팀장
"(피해 면적 기준으로) 4ha 초과하는 것은
1억 원까지 지원됩니다. 종자 구입이라든지,
관수시설, 버섯 재배사, 저온 저장고,
피해지 (일부) 벌채를 할 수 있습니다."
고령 임가는 복구를 아예 포기합니다.
◀ INT ▶강성우 / 안동시 송이 농가
"이제는 나이가 많고 해서 못 벱니다.
못 베고 돈도 없고 지금 젊은 사람도
(이 날씨에) 베라고 하면 못 벱니다."
비교적 젊은 임업인들은 사업 신청은
해뒀지만, 소득을 당장 기대할 순 없다고
토로합니다.
◀ INT ▶정하성 / 안동시 송이 농가
"더덕이라든지, 도라지, 기타 (대체)
품목들이 전부 다 보통 3년에서 4년,
장기적인 품목들이 있는데 나무보다야
물론 단기적인 임산물입니다. 그렇지만
소득이 날 때까지만이라도 좀 지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집까지 잃은 이재민에게 1억 원 규모의
대체 작물 지원금은 적진 않은 돈이지만,
사실상 쓸 수 없는 '그림의 떡'인 셈입니다.
대형 산불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소득 지원책이 산불 피해 임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좀 더 촘촘한
설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박재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