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 3월 경북 산불 당시,
워낙 빠르게 번지는 불 때문에
대피를 못하거나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숱했습니다.
경북소방본부는 산불 이후, 재난 상황을
한눈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각화 지도를 처음 개발했는데요.
특히 산불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의 '기록'이 활용됐습니다.
김서현 기자
◀ 리포트 ▶
산등성이 위로 타오르는 거센 화염,
불길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
매캐한 연기 속 출동 직전인 진화차량.
지난 3월, 경북 산불 진화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현장 상황을 공유하거나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들입니다.
산불 149시간 동안 쌓인 영상과 사진만
최소 2만 건.
이 자료들은 컴퓨터 파일로 옮겨서 보면 각각 촬영한 장소와 시간 데이터를 담고 있습니다.
경북소방본부는 지난 넉 달간 이중 유의미한
약 5천 건의 데이터를 추출, 분석해서
산불 당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각화 지도, 이른바 '맵백서'를 처음 개발했습니다.
◀ SYNC ▶정다호 소방장 / '맵백서' 개발
"안동 길안 쪽까지 화재가 확산된 걸 보이고 있고요. 25일에 강력한 서풍에 의해서 화재가 영덕까지 급속하게 확산된 걸 저희 소방활동 기록 데이터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대목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실시간으로 이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즉시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겁니다.
3월 경북 산불의 경우, 강풍을 타고
시속 8km 속도로 빠르게 번지면서
기존 산불 예측시스템으로는 확산 범위와
주민 대피 경로도 예측하기 어려웠습니다.
'맵백서'는 산불 최전방에 투입된 소방관들이
현장 영상을 메신저에 올리면 상황실에서
즉각적으로 시각화 지도를 그려,
산불 확산 방향과 속도 등을 가늠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맵백서'는 유례 없는 대형 산불을 겪은 뒤,
더 나은 대응을 고민한
소방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습니다.
◀ INT ▶정다호 소방장 / '맵백서' 개발
"시청각 기록자료들을 전부 다 통합·구조화해서 하나의 지도 형태로 만들면 추후에 재난을 대응하는 데도 도움이 될 뿐더러 (추후에)이 정보들이 우리 국민께 실시간으로 제공돼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피할 수 있는 대피 경로, 위험신호를 받을 수 있는 공공데이터로 확대, 활용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경북소방본부는 산불 뿐만 아니라
태풍과 집중호우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했을 때도 활용할 수 있을지
실증을 거칠 예정입니다.
더 정확한 자료 수집을 위해 소방드론도
적극적으로 활용됩니다.
◀ INT ▶이정언 / 경북소방본부 언론홍보팀장
"앞으로 산불이나 태풍 등의 재난에서 맵백서를 실질적으로 접목해 시공간 데이터를 실증 검증하고 재난 현장에 실시간 대응할 계획입니다."
재난 현장의 기록을 재해석한 '맵백서'가
더 신속한 재난 대응에 기여할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