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요즘 태어나는 아이 10명 가운데
6명은 외동입니다.
실제 경북의 기혼 여성들을 조사해 보니
희망 자녀 수는 둘 이상이었지만,
육아 부담과 의료·돌봄 인프라 부족이
추가 출산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엄지원 기자
◀ 리포트 ▶
올 초 첫아이를 품에 안은 신도시의 한 부부.
아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럽지만
둘째 출산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육아 자체도 벅차지만,
주변 환경이 추가 출산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애초 이 가정의 가족계획은 셋이었습니다.
◀ INT ▶ 김혁준/ 예천군 호명읍
"주변에 큰 병원이나 대학병원 그런 게 없으니까 먼 곳으로 가야 되니까 그런 게 좀 부담스러운 부분이고 주변에 또 아기가 놀만한 시설이나 인프라가 많이 없어서.."
실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경북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출산 의사와 현실 간 괴리가 컸습니다.
희망 자녀 수는 평균 2명 이상이었지만
실제 둘째 이상 출산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4.2%였고,
셋째 이상은 9.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가 출산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높은 양육비와 더불어
산부인과·소아과 등 필수 의료기관 부족,
돌봄 인프라 미비가 꼽혔습니다.
농산어촌 비중이 큰 경북의 경우
청송·영양·봉화 등 도내 6개 지역에는
산부인과가 한곳도 없고,
분만 가능한 타 지역의 병원까지
1시간 이상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아도 산후조리원이 없어
'원정 산후조리'를 떠나야 하는 지역도
경북 22개 시군 가운데 14개에 달합니다.
◀ INT ▶ 박민정/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산부인과-소아과의 1hour 진료 체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 열악한 지역에는 필수 의료인력을 보건소에 주 2~3회 정도 지원을 하는 것, 추가출산 가구에 대해서는 병원 진료비, 더불어서 교통비를 지원해 주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경북에서도 혼인 연령과 첫째아 출산 시점이
늦어지는 점도 추가 출산을 막는 원인이지만,
TK 특유의 보수적인 직장·가족 문화가 겹치면서
일·가정 양립이 쉽지 않은 현실 속 여성들이
이른바 '독박 육아'에 내몰리기 쉬운 점도
추가 출산을 막는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의료와 돌봄, 일자리와 의식 전반을 아우르는
저출생 대책이 현실에 제대로 뿌리내릴 때,
저출생 문제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