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최근 길게 이어지고 있는 가을비 탓에
수확철을 맞은 농가들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논은 질어 기계가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사과는 색이 나지 않아 아직도 푸른빛이
가득한데요.
가을걷이를 앞둔 농민들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김경철 기자
◀ 리포트 ▶
들판마다 황금빛 물결이 일렁입니다.
본격적인 가을 수확철이 찾아왔는데,
어찌 된 일인지 농촌 마을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이달 초부터 수확을 시작해야 하는 벼는
아직 손도 못 댄 채 그대롭니다.
2주째 이어지는 가을비 탓에
땅이 질어 기계로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INT ▶ 이동육 / 벼 농가(안동시 임동면)
"탈곡을 해서 나락 통에 이게 넘어가야 하는데, 물기가 있으니까 넘어가질 않아요.
기계 자체가 작동이 안 돼요, 콤바인이.
그래서 수확을 못 하고 있는 겁니다."
빗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벼도 수두룩합니다.
이삭이 젖은 채 오래 있으면 싹이 나는데,
이런 쌀알은 도정을 해도 갈라져
상품성이 없어집니다.
사과 농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수확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사과엔 아직도 푸른빛이 짙게 남아 있습니다.
◀ st-up ▶
"사과에 색을 내기 위해 바닥에 이렇게
반사필름까지 깔아뒀지만, 연이은 가을비에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름엔 40도에 가까운 이상고온으로
일소 피해가 잇따랐고, 가을엔 잦은 비로
사과가 갈라지는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INT ▶ 이철환 / 사과 농가(안동시 임동면)
"갑자기 많은 비가 오니까 수분을
빨아당기니까 사과가 굵어지면서 지금
갈라지는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겁니다.
(작년보다) 수확이 20~25% 정도 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올가을 들어 안동에 내린 비의 양은
260mm, 평년 강수량 145mm보다
2배 가까이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강수 일수도 평년은 11.9일이었지만,
올해는 25일로,
비가 온 날이 안 온 날보다 더 많았습니다.
◀ INT ▶ 정남재 / 안동기상대 부대장
"18일(토요일)은 오전에 흐리고 가끔 비가
오겠으며, 그 밖에는 27일까지 구름 많거나
맑음으로 뚜렷한 비 예보가 없어, 농작물
수확 및 건조에 좋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잦은 비에 막혀 있던 가을 농사가
다음 주부턴 숨통이 트일 전망인 가운데,
농민들은 더 이상의 피해 없이
무사히 수확을 마치길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원종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