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오늘은(어제는)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절기, 상강입니다.(상강이었습니다.)
상강은 곡식 수확을 마무리하고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만,
유독 동해안은 비가 그칠 줄을 모릅니다.
가을비 하루에 곡식이 열섬 준다는 속담처럼
농작물은 논·밭에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김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북동해안 최대 곡창 지대인
경주 안강평야.
예년 10월 하순 같았으면
가을걷이가 끝났겠지만,
올해는 추수한 논을 찾기 힘들 정도로
벼가 그대로 서 있습니다.
포항 흥해들도 마찬가집니다.
논에는 물이 가득해 콤바인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올해는 태풍이 없었는데도
벼가 쓰러진 논이 많습니다.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 수확의 기쁨도 누리지
못할 지경입니다.
◀ INT ▶강경수/한국쌀전업농 흥해회장
"수발아가 된 것을 콤바인 작업을 해서 RPC에 (미곡처리장) 출하하게 되면 RPC에서는 등급도 낮아질 것이고"
여기에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로
깨씨무늬병까지 발생해 수확량이
20%나 줄 전망입니다.
◀ INT ▶이상범/포항시 농업정책과장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피해 신고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고, 벼 깨씨무늬병은 농업재해로 인정되었기 때문에 피해 신고를 읍면동에서 받고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 꼭 피해 신고를.."
사과도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햇빛을 받지 못한 사과는
착색이 되지 않은데다 낙과도 많은데,
이같은 저품위 사과는 시장격리 조치로
주스공장으로 보내지고 있습니다.
◀ INT ▶윤용현/포항시 기계면 사과농가
"비 때문에 갈라지는 것도 있고 색깔이 일단 안나고."
30년 농사를 지은 사과 명장도
올해같은 날씨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혀를 내두릅니다.
◀ INT ▶남풍환/대구경북사과원예조합 이사
"사과가 성장은 다 했는데 자꾸 물이 흡입되니까 더 이상 팽창할 길이 없다, 그래서 착색기인데, 견디지를 못하고 터지는 이런 현상은 자연재해라고 볼 수 있죠."
사과 농가들은 수확기 보기 드문
가을장마로 인한 피해인 만큼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들깨와 고구마, 콩 등 밭작물도
수확 시기를 놓쳐 밭에서 괴사하고 있고,
포항의 특산물인 시금치는 파종이 늦어
발아 불량이 생기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기영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