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포트 ▶
지난봄 초대형 산불은 의성의 1,500년 고찰인
운람사도 집어삼켰습니다.
불상 두 개만 간신히 화마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불상의 복장을 열자, 미처 예상 못한
한글 불경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 SYNC ▶
"한글 나왔다! 한글 나왔습니다!"
500년 전 초기 한글의 형태를 간직한
한글 불경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3년 안동 광흥사 인왕상에선
월인석보 네 권이 나왔고,
영주 희방사에도 월인석보 두 권이 있습니다.
모두 한글 창제 직후
한글로 번역된 불경들입니다.
◀ INT ▶이광휘 과장/동국대학교 도서관
"15세기 중엽의 한글 연구 및 한자음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북 북부 사찰에서 초기 한글 자료들이
잇따라 발굴되고 있는 건,
조선 세조가 만든 한글불경 인쇄소인
간경도감 7곳 중 두 곳이
안동과 상주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 INT ▶정광 교수/고려대학교
"세종보다도 세조가 한글을 보급하는 데,
더 열심이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버지를
도와서 만든 자기의 중요한 업적의
하나였으니까.."
종교 경전이 문자 보급에 주요 역할을 한 건
유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귀족들의 언어 라틴어로 된 성경을
16세기 독일어로 번역되면서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됐고 독일어 표준화로
이어졌습니다.
◀ INT ▶클라우스 키프 교수/독일 아헨대학교 중세 독일어학과
"한마디로 종교는 중세 전체에 걸쳐
민중 언어를 문자로 기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 세종과 세조 때 집중적으로 이뤄진
한글 번역의 80% 이상은 불경이었고,
한글 불경이 통로가 돼 한글은 빠르게
백성들의 문자로 자리 잡게 된 겁니다.
◀ INT ▶김무봉 교수/동국대학교
"훈민정음 창제하고 겨우 40년 남짓 된 시간에
한글 편지를 썼다는 것은 그 당시에 어떤 다른
책들이 만들어지지 아니하고 주로 불경언해가
만들어졌는데, 그만큼 이 불경언해가 훈민정음
확산에 기여했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광흥사가 속한 조계종 16교구는
한글 보급의 교두보 역할을 한 한글 불서들의
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조사를 시작하는 등
한글 확산과 경북북부 지역의 역할을
규명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석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