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올해 발표된 경북의 성평등지수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또다시
최하위권에 포함됐습니다.
지수가 처음 발표된 2011년 이후 15년째인데요.
변화의 방향은 어디서부터 시작돼야 할까요?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교무회의를 이끄는 영주중학교 김유경 교장.
본청 장학관과 교육지원청 과장을 거쳐
교장 자리에 오른 34년 차 베테랑 교육자입니다
.
경북 초·중·고 교사 가운데
여성 비율은 60~70%에 달하지만
지역에서 여성 교장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경북북의 여성 교장·교감 비율은 31.2%,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10%대로 뚝 떨어집니다.
육아·가사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한 겁니다.
◀ INT ▶ 김유경/ 영주중학교 교장
"아무래도 승진하는 제도들이 연구하고 학생들 생활 지도 하고 본인 역량 개발하는 그런 부분도 있지만 한 부분에서는 벽지라고 해서 멀리 가서 점수도 따오고 그런 부분이 있다 보니 여성들의 도전이 약했던.."
지역 정치 현실도 다르지 않습니다.
올해 마지막 경북도의회 정례회.
본회의장 곳곳을 둘러봐도
양복 차림의 남성 의원들 일색입니다.
경북도의회 의원 59명 가운데 여성은 6명.
경북은 성평등지수 7개 핵심 영역 가운데
특히, 의사결정 그러니까 여성 리더십 영역이
30.8점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고용과 소득 영역도 전국 하위권입니다.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정규직 내에서도 남녀 임금격차가 오히려
3년 전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돌봄과 건강 영역 역시 전국 최하위권.
여성이 남성보다 세 배 이상
가족 돌봄에 시간을 많이 쓰는 반면,
지역 의료 접근성이 낮고,
여성이 스스로 느끼는 건강 상태도
전국 평균에 못 미쳤습니다.
양성평등 의식 부문 역시 전국 꼴찌로,
'남성은 일, 여성은 가정'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지역 문화와
고령·농촌 중심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합니다.
여성이 일터에서 성장하기 어려운 분위기,
여성 리더를 키우는 시스템의 부재, 이른바
'유리천장'이 여전히 단단하다는 겁니다.
때문에 제도와 인식 개선 두 축이
동시에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도적으로는
양성평등 정책 전담관제 도입,
성별 균형 승진제 도입,
성별 임금 공시제 시행,
여성 고위직 목표제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를 만드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 INT ▶ 손제희 /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연구위원
·성별영향평가센터장
"양성평등 인식은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그래서 그 행동으로 인해서 사회·문화가 형성이
되고 결국은 그것이 제도를 만들고 집행하는데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양성평등은 모두에게 기회의 문을 넓히고
더 단단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변화의 바람이 지역에서도 시작될 때입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원종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