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산불 피해지 복원을 두고 지역 사회에서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완전한 산림 복구를 위한
토양 회복 이야기인데요.
나무 대신 초본, 풀을 심어 땅의 생명력을
올려줘야 한다는 지적인데, 산불 복구 계획을
수립 중인 행정 기관이 귀 기울일 필요가
있는 대목입니다.
이도은 기자
◀ 리포트 ▶
눈에 보이지 않아, 산불로 입은
피해의 정도를 알 수 없는 토양.
우리는 이제껏 이 토양의 상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산불 복구를 진행했습니다.
정부의 복구 매뉴얼 조차도 주요 고려 요소를
'목재 생산'과 '송이 복원'에 두고 빠른 경제림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INT ▶
홍선희 /한경국립대학교 식물자원조경학부 교수
"토양 발달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나무를
심었을 땐 보통 참나무가 빠르게 고사하거나
복원에 실패할 가능성이 되게 높아요. 그래서
산불이 난 지역이나 훼손된 지역들이 어떤
토양 상태를 갖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그 위에 어떤 식물을 가지고
복원할 지가 결정될 수 있어요."
인공 조림이 실패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생태학회는 국립생태원과 공동
심포지엄을 열고서 이제라도
생태계 기능의 출발점인 토양의 피해를
제대로 진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INT ▶임상준 /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
"저희 연구에 의하면 산불 피해를 많이 받은
곳은 상대적으로 굉장히 땅 속으로 물이
스며들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었다..이 말은
비가 오게 되면 땅 위로 많은 양의 물이
흘러가게 되고.."
겉으로 봤을 땐 맹아가 틔워져 산림이
복구되는 걸로 보이지만, 땅 속에선
영양분인 유기물이 소실돼 토양 수분
보유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 st-up ▶
"산불 피해지에 물을 좀 부어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물이 땅 속으로 스며 들지
못하고 그대로 다 흘러 버립니다."
토양 회복의 답은 나무가 아닌 ‘풀’에 있다는
제언은 귀 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 SYNC ▶
홍선희/한경국립대학교 식물자원조경학부 교수
"다년생 초본들의 뿌리 깊이가 훨씬 깊습니다.
다년생 초본 같은 경우에는 한 8, 9, 10m 까지도 내려갑니다. 뿌리가. 그렇기 때문에 다년생 식물의 뿌리를 깊게 만들어 주고 길게 만들어 주는 건 바로 초식 활동이에요."
초본으로 토양을 회복하는 건
산림 뿐만 아니라, 곤충 등의
생물 서식지를 복원하는 일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 INT ▶정철의/국립경국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
"(농작물 결실에 도움 주는)화분매개곤충에
대한 먹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지피 식물,
초본류, 꽃 피는 식물을 어떠한 형태로든
빨리 넣어줘야 되는데, 그런 방법으로
우리가 제시하는 것은 종자 폭탄 형태를
드론으로 활용한다던가.."
경북 산불 피해 5개 시군은 ‘생태복원’에
대한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해본 적이 없는 방법인데다 시간이 많이
걸려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에 급급해 서둘러 진행한
인공 조림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느리더라도 제대로 된 복원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도은입니다.(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