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해외 일정 도중 유명을 달리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경북과 인연이 있습니다.
이 전 총리는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붙잡혀 안동교도소에서 2년가량 수감됐는데요,
당시 양심수 이해찬에게
계란을 계속 넣어준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천주교 안동교구장이었던
두봉 주교였습니다.
이정희 기자
◀ 리포트 ▶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에 마련된
이해찬 전 총리 분향소.
경북 지역 민주평통자문회의 관계자, 평범한
시민, 진영을 달리하는 지역 정치권까지
연일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INT ▶ 배용한 부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북지역회의
"(같은 나이인데) '그 모진 고생하고 있을 때
나는 뭐 하고 있었을까'하는 죄의식, 그게
강합니다. 개인적으로."
[기자 스탠딩]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별세하면서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마주했던
안동과의 특별한 인연이 다시금 주목됩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김대중 내란 음모 조작 사건'으로
이 전 총리는 1981년 1월부터 1년 9개월가량
안동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임시로 만든 교도소', '너무 추워',
'쥐와 놀았다', '소금물에 고춧가루가 좀
떠다니는 국수', '기름만 떠다니는 고깃국'.
음식 개선 투쟁을 벌이고,
행형 규칙 준수를 압박해
식당에는 냉장고·선풍기가 돌아가고,
간식으로 라면을 먹게 되고,
도서관에 책이 가득하고.
전국에서 가장 열악했던 안동교도소 환경이
완전히 바뀌면서 재소자 사이에서
교도소 '부소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이 전 총리는 회고했습니다.
감동적인 일화도 전해집니다.
양심수 이해찬을 정기적으로 면회하고
영양 부족을 걱정해 초란을 계속 넣어주던 사람
, 바로 천주교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였습니다.
◀ INT ▶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장례집행위원회 부위원장
"'김마리아'라고 하는 수녀님이 두봉 주교님의 명을 받아서 면회를 오면서 계속 계란을
넣어주셨대요. 초란도 넣어주셔서 (영양을 보충할 수 있었다.)
(2018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함께) 안동을
방문하게 됐을 때, 그때 차 안에서 그 말씀을 해 주셨어요."
박정희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진
'오원춘 사건'을 주도해, '추방령'까지 받았던
당시 농민운동의 대부였던 두봉 주교,
'당당하게 견뎌내라'는 메시지도 전하며
지지를 보냈습니다.
◀ INT ▶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장례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거니까 수형생활을
위축됨이 없이 당당하게 해라.'라고 하는
그런 메시지를 주셨다고."
지난해 두봉 주교 선종 당시 이 전 총리는
'가장 낮은 곳에서 피어난 민주주의의 등불'이었다며, 깊은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그리고 올해 잇따라 별세한 두 거목의
인연은 종교를 넘어선 인간적 신뢰와
민주주의를 향한 연대였습니다.
MBC 뉴스 이정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