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해 3월 경북 대형 산불이 나고 1년 뒤
피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주민들은 여전히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들의 건강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추적 관찰과
정책 추진이 시급합니다.
김서현 기자
◀ 리포트 ▶
지난해 3월 산불이 휩쓴 일주일 동안
경북 북부의 하늘은 뿌연 먼지와 재로
뒤덮였습니다.
대기질도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불길이 마을과 집을 집어삼키는 가운데
다급히 대피했던 주민들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을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 INT ▶권하순(89)/의성군 단촌면 구계2리
"(산불 나고)그러고나니 더, 이 몸이요. 몸이 더 망가지는 게 잠이 안 오고 숨이 차고 해서 서울 병원에 가고 그랬어요."
[ CG ]
최근 산불 피해주민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산불 이후 1년간 본인의
건강상태가 나빠졌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산불 전과 비교해, 호흡기 질환은 물론
정신 질환 진단을 받은 주민도 크게
늘었습니다.
응답자 82%는 여전히 연기 냄새만 맡아도
불안하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경보음 소리를 듣거나
작은 불빛만 봐도 불이 날까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체적·심리적 후유증이 지속되며
장기화 단계에 접어든 겁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건강 상태 조사 연구는
산불 발생 1년이 지나서야 시작돼
늦은 감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재난 직후에 피해 주민의
건강 정보를 신속히 공개해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인 관찰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합니다.
◀ INT ▶한창우 / 충남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재난과 같은 상황에서는 바로바로 해당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이 어떻게 피해를 입었는지, 또 초과 사망이나 초과 질환이 발생하지 않았는지를 조금 더 산불 발생 직후에 해당 조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실질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주거와 생계수단의 복구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농촌 어르신
가운데는 여전히 집을 새로 지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 INT ▶류시국/의성군 단촌면 구계2리 이장
"자식된 입장에서도 (집을) 지어주고 싶고 그런데 한두 푼 들어가는 돈이 아니니까 그렇다고 해서 정부에서 지원받았다 해서 그걸로 다 지을 수 있는 집이 아니거든요. 어머니들도 지어달라 얘기도 제대로 못하고."
산불 이후 피해 주민과 지역사회의 회복 수준은
농촌 공동체의 소멸 위기를 앞당길지,
아니면 재건의 전환점을 마련할지를
결정지을 기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CG 권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