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기록적인 폭염에 가장 먼저 걱정되는
사람들은 홀로 사는 어르신들입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지만, 하루 종일
집 안에 머무는 일도 쉽지 않은데요.
이들을 찾아 안부를 묻고 작은 관심을 전하는 일이, 어르신들에게는 무더위를 견디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
◀ 리포트 ▶
공무원들이 경로당을 찾아
폭염 행동요령이 담긴 부채를 건넵니다.
◀ SYNC ▶장기억 / 청송군민
"에어컨 바람에 부채질하니까 시원하네."
하지만 무더위 쉼터가 멀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집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야 합니다.
너무 더워, 외출은 집 앞 작은 텃밭을
둘러보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 INT ▶윤순득 / 청송군민
"(마을에) 아침에 다 출근하면 밤이 돼야
들어오니 보통 여기 혼자 잘 있는 편이에요.
진짜 시골 같은 기분, 외딴집에 사는 기분이에요."
무료한 일상 속에서
누군가의 방문은 반가운 일입니다.
생활지원사가 건넨 100여 장의
색칠공부 노트를 윤 할머니는
3주 만에 모두 채웠습니다.
◀ SYNC ▶조정숙 / 청송군 생활지원사
"곱게 칠하고 옷도 곱게 입으시면
마음도 밝아지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집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또 다른 어르신을 찾아가 봤습니다.
젊은 시절 사진을 한 장 한 장
꺼내 보이며, 지난 시간을 들려주는 할머니.
사진 속 이야기를 이어갈수록
목소리에도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 INT ▶김옥분 / 안동시민
"이북, 북한 가서 찍었고 이건 베트남 가서
찍었고… (연세가 어떻게 되셨을 때예요?)
70쯤.. 지금 86살이니까.."
며칠 전 딸들이 다녀갔지만,
반가운 시간을 뒤로한 채
다시 긴 여름을 혼자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활력을 더해주던
노인일자리도 폭염으로 중단된 지금은,
다시 일을 나갈 날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 INT ▶김옥분 / 안동시민
"일자리 있어서 참 좋아. '하루 건너 또 가면 내일 일하러 가야 된다' 하고 시간도 잘 가고 재밌어."
어르신들이 기록적인 무더위를 견디는 데는,
곁을 살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 INT ▶조정숙 / 청송군 생활지원사
"방문을 하면 선풍기도 안 틀어 놓고 에어컨
같은 건 아예 안 틀어 놓으시면서 '괜찮다'
그러면서 계시는데 그럴 때 걱정이 많이 되죠."
◀ INT ▶권혜민 / 안동시 통합돌봄팀
"어르신들이 사람(생활지원사)이 오는 걸
꺼리시는 분도 많고 정기적으로 전화 오는 걸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시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이런 계절에 정말 저는 어르신들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록적인 폭염 속,
어르신들의 여름을 버티게 하는 것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만은 아닙니다.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
집 앞을 찾아오는 발걸음이
무더운 하루를 견디게 하는
또 하나의 그늘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