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3년 전 경북에서 시작된 '공동영농'이
성과를 내며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됐습니다.
개별 농가의 농지를 모아 함께 농사짓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인데요.
공동영농의 성과와 과제를
김경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3년,
쌀 일모작만 하던 110헥타르의 논을
콩과 양파, 감자를 심는 이모작 밭으로 바꾼
문경 영순들녘.
농가 80곳이 힘을 합쳐 영농법인을 만들고
수확부터 판매까지 농사일 전체를
함께하기 시작했습니다.
◀ INT ▶ 홍의식 / 문경 늘봄영농조합 대표 (지난 2023년)
"경영비 부분에 대해서도 한 반 정도, 50% 정도 절감된다고 생각하며, 수지 면에서 일반 논농사에 비하면 2배, 나아가서는 정착하면 3~4배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농민들은 땅을 법인에 내놓는 대신
매년 기본 배당금을 받고,
농사가 잘되면 추가 이익도 나누기로
했습니다.
법인 농작업에 직접 참여해 일할 경우엔
하루 최대 30만 원의 노동 수당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평생 혼자 농사짓던 어르신들이 다 함께 짓는 농사에 뜻을 모은 건, 고령화로 홀로 짓는
쌀농사엔 한계가 왔다는 현실 때문이었습니다.
◀ INT ▶ 권준(77) / 문경 영순면 의곡2리 (지난 2023년)
"쌀농사 하면 남는 게 없어요. 남는 게 없는데 농촌에서 이렇게 먹고사는 게 이상하다 할 정도다. 이렇게 가야 돼요. 자연적인 현상이라. 농촌에 80대, 90대 이렇게만 남아있는데 몸도 가누기가 어려워."
3년이 지난 현재,
문경 영순들녘의 농업 생산액은 3배,
농가 소득은 2배로 늘었습니다.
법인이 농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과 인건비는 총 15억 5천만 원으로,
땅 한 평당 얻는 소득이 기존 2,350원에서
4,700원으로 2배나 뛰었습니다.
문경을 시작으로 청도와 구미, 의성으로
확산한 경북형 공동영농이
일손 부족과 소액 농가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자리 잡은 겁니다.
다만 공동영농이 지속해서 성과를 내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농지를
하나로 묶어 빌릴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하고,
전문적으로 농장을 관리하고 대형 장비를
운용할 인력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또 세무나 판매처럼 농민들이 직접 하기 힘든 복잡한 행정 업무를 전담해 도와줄
전문 기구 마련도 과제로 꼽혔습니다.
[CG]
◀ INT ▶ 채종현 / 경북연구원 연구위원
"도 단위, 혹은 시군 단위로 공동영농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관을 하나
만들어서 효율적이고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농가 소득 증대 효과를 확인한
경북형 공동영농이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을 통해
농촌의 보편적인 농사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