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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문화유산의 보물창고인 경주지역 상당수 석조문화재가 크게 훼손되거나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고 일부는 복원이 잘못됐는데도 버젓이 원형행세를 하고있습니다.출동9천은문화유산의 해인 올해를 보내면서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오늘과 내일 연속해 보도합니다. 한기민 기잡니다. ===
◀END▶
국보 30호 분황사 모전석탑입니다.
몸체 곳곳이 마치 회를 칠해 놓은 듯 흰색으로 변했고, 북쪽면에는 하얀 이물질이 고드름처럼 달려
있습니다.
일제시대 탑을 수리하면서 발라놓은 시멘트 성분이 녹으면서 강도가 약한 탄산칼슘으로 변하는 백화현상입니다.
◀INT▶종수 스님(분황사 주지)
2년전 서쪽면에 발생한 균열은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벌어져 2미터나 뻗어나갔습니다.
사찰 주변 도로를 오가는 대형차량들의 진동과 소음이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S/U] 진동측정기를 이용해 실제 이 탑에 미치는 진동이 어는 정도인지 측정해보겠습니다.
81 데시빌.
현재 문화재에 대한 진동 규제기준은 마련돼있지 않지만, 공사장 진동 규제기준이 65 데시빌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칩니다.
인근에 있는 국보 31호 첨성대도 북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2년전부터 진입로의 차량통행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근도로에서 발생하는 진동은 여전히 67 데시빌에 이릅니다.
◀INT▶ 안학섭 (건축기사)
경주시 보문리 절터.
사적지를 알리는 표지판만 서 있을 뿐, 석등받침이 논 가운데 나뒹굴고 있습니다.
주춧돌과 탑돌은 논둑을 지탱해주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법당터에는 누군가 명당 욕심에 몰래 분묘를 설치해놓았고, 바로 옆에 예초기 칼날이 버려져
있습니다.
동천동 주택가에 있는 사방불 탑신석도 찬밥 신셉니다.
지난 82년 택지조성 과정에서 발굴됐지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호철책은 커녕 쓰레기가 널려있는 공터에 그대로 방치돼있습니다.
인적이 드문 문화재도 예외는 아닙니다.
2백 36호 장항사 오층석탑.
누군가 붉은색 낙서를 해놓았고, 빼어난 인왕상 조각은 불법탁본으로 먹물을 뒤집어 써, 흑인으로 변했습니다.
절터가 있는 언덕은 빗물에 깎여나가 무너질 우려를 안고 있고, 계곡에는 복원되지 못한 석재들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INT▶서용봉(경주시문화과장)
버려지고 훼손된 문화재는 바로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출동 9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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