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달리는 인력거 경주 관광 콘텐츠로 등장
- 작성일
- 2015.03.23 16:23
- 등록자
- 최OO
- 조회수
- 76
ⓒ 경상투데이
동물학대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꽃마차가 사라진 경주시 동부사적지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해 관광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사람이 끄는 인력거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라이더가 끄는 수레에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이 타고 걸음걸이 속도로 사적지를 누빈다.
22일 부산에서 온 김승규(39)씨 가족은 대릉원 삼거리에 대기 중이던 인력거 '헤이 라이더'에 올랐다. 경주시에서 운행하는 전동차인 '비단벌레차'가 있었지만 운행시간이 맞지 않아 생소한 인력거를 이용했다.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인력거를 선택한 것이 잘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김씨는 "걸음걸이와 같은 속도로 편하게 앉아서 경주의 핵심 사적지를 돌아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며 "라이더의 관광해설까지 곁들여져서 경주의 속살을 제대로 살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곳에 인력거 '헤이 라이더'가 등장한 것은 8개월 전부터다. 경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최승대(35)씨가 아예 경주로 이사를 와서 시작한 새로운 관광 콘텐츠다. 현재 2대의 인력거가 운행을 하고 있으며 40분 코스로 운행된다. 대릉원 삼거리에서 왕릉역사구간→사마소→재매정→교촌한옥마을→최부자 고택→월정교→계림→첨성대를 돌아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성인 요금이 1만2천원이다.
최씨는 "아직 큰 돈벌이는 되지 않지만 경주를 알리고,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신성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 10대 정도로 늘어나 경주의 새로운 명물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주시의 시선은 아직 곱지 않다. 최근 꽃마차 동물학대 사건의 여파로 민감한 탓이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2013년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업체가 바로 '아띠 인력거'다. 서울 종로구의 북촌마을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이 인력거 업체는 7천만원의 정부지원금을 받았다.
'헤이 라이더'의 서울 본점은 서울 마포구의 홍익대학교 주변을 누비고 있다. 마포구청은 그 지역의 지도를 무료로 제작해 지원하고 있다. 또 관광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 '헤이 라이더'의 운영을 지원한다. 인력거의 생경한 체험과 지역관광이 공생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최승대씨는 승객들에게 문화재 해설도 병행한다. 처음에는 인터넷으로 공부를 했고 나아가서 전문서적을 통해 공부했으며 발품까지 팔면서 노력해 이제는 전문가 수준이다. '비단벌레차'의 문화재 해설은 전문적 역사용어를 사용해 일반 승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반면 최씨의 해설은 쉽고 재미나다. 또 일방적 해설이 아니라 승객이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하면 즉각 답변해 준다는 장점도 있다. 거기에 가이드, 맛집 소개, 길안내 등도 곁들여 줘 달리는 관광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력거에 대한 민원은 아직 없다. 워낙 느린 걸음걸이 속도여서 사고의 위험도 없다.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보험도 들었다. 최씨는 "경주시의 다양한 행사에 인력거의 참여를 허용해 준다면 관광객들도 매우 좋아할 것"이라며 "관광객들이 편하게 인력거를 타고 경주의 곳곳을 느리게 누비며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데 일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 이상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