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아, 돈아!!
- 작성일
- 2002.04.11 15:42
- 등록자
- 이지영
- 조회수
- 1529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라디오에 사연을 보냅니다.
라디오를 빌어서 화난 저희 신랑의 마음을 누그러트리는데 경희씨와 용수씨의 도움이 절실해서 말이죠.
며칠 전이었습니다. 맞벌이하는 저희 부부는 내 집 장만을 목표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 생각지도 못한 상여금이 나왔습니다.
이게 왠 횡재냐? 오랜만에 소고기를 사서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돈은 제가 꿀꺽삼켰지요. 딱히 이 돈으로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 날은 남편에게 보너스를 받았다고 말하기가 싫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맛있게 고기를 먹은 남편은 어린아이 마냥 좋아했습니다.
문제는 다음날 일어났습니다. 남편이랑 공동 관리하는 통장에 돈을 입금 시키는 것도 마땅치 않아서 임시방편으로 검은 비닐봉지에 돈을 담아 문갑 뒤에 놓아뒀습니다. 아무것도 아닌것 처럼.
일찍 퇴근한 남편은 저를 돕겠다고 청소를 하다가 그만 문제의 돈을 발견한 것입니다. 저희 남편이 평소에 청소를 잘 안하는데, 그 날은 어찌된 일인지 청소를 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것도 모르고 집에 온 저는 남편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습니다. 힘들게 일하고 온 나에게 왜 그러냐며 따지듯 남편을 닥달하는 제게 남편은 아무말도 안하고 검은 비닐봉지를 제 앞에 놔두고 밖으로 나가더군요.
그 때의 그 기분이라니! 해명할 기회도 주지않고 나가버린 남편이 조금은 얄밉더군요.
며칠이 지난 지금도 남편은 저에게 화나있습니다.
간단한 대답은 하는데, 대화가 안되고 있어요.
제가 지난 달에 생활비 줄이자고 남편의 용돈을 조금 줄였거든요. 남편 용돈 줄여가며 제 배를 채우는 여자로 저를 본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비자금이라는거 여자두 챙기구나라고 제 뒤통수에다 대고 말하는 남편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저두 남편이랑 잘 살아보려구 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서 속상해요. 빨리 남편이랑 예전 사이로 돌아가고 싶어요. 젊은사람답지 않게 조금 향토적인 저희 남편이 이미자씨를 무척 좋아합니다.
이미자 공연 보고나서 보너스 받은 돈으로 신랑 봄 옷하나 사주면 풀릴텐데, 부디 도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