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방랑기
- 작성일
- 2002.09.25 08:35
- 등록자
- 신미희
- 조회수
- 1147
오늘 아침 긴 몸살 뒤에 만나는 햇살이 너무나 눈이부십니다.
3~400년은 족히 됨직한 나무아래로 햇살도 쏟아지고 가을 따라 나뭇잎도 날립니다.
두손을 모으고 떨어지는 나뭇잎을 받으려 동동거리며 뛰어다녀봅니다.
어린시절 오재미 놀이처럼.
가을만 되면 지병처럼 쌓이는 슬픔이 울 신랑에겐 호사스런 남의 잔치집 이야기처럼 들리는지 짜증을 묻습니다.
" 야 이제 가을 빨리 지나고 펑펑 눈내리는 겨울이 왔음 좋겠다.너 그렇니까 맥빠진다"
"자기야, 나 사랑하니? 나 사랑하고 싶다.나한테 연애편지 쓸래? 가을이쟎아,어~?"
집요하게 졸라대는 내 시선이 귀챦은지 신랑은 가방들고 나가버린다. 이른 출근...
늘상 내게 남겨지는 것은 허무해보이는 일상의 잔재.
창이 목욕시키고 밤새 네식구 어질러논 책이며 퍼즐같은거 치우느라 분주하게 움직여야할 것들. 생각없는 동작의 연속.
모든걸 정지시키고 흥얼거리지도 못하는 그냥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구 온 창문을 열고 차게 부딪히는 가을 냄새나 실컷맡아야겠다.아님 시집한권 끼고 향내 깊은 차한잔을 하던지.....
결혼 8년차의 신랑분들 오늘 아내손에 계절묻은 국화꽃한다발 쥐어주면 정말 사랑받으실꺼예요. 울신랑 아시는분들!! 힌트좀 알려주세요.아셨지요?
박진영의 그녀는 예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