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 작성일
- 2004.10.27 23:24
- 등록자
- 정영선
- 조회수
- 546
두분 안녕하세요?
저는 이 방송을 접한 지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박용수씨의 매력적이고 멋진 목소리와 유은정씨의 밝고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로 두분의 재치있고 재미있는 호흡소리를 웬만하면 꼭 듣는 편이랍니다.
저의 남편은 알고봤더니 이 방송을 예전부터 항상 애청하고 있었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에게 항상 고마웠던 마음을 좀 더 크게 전하고 싶은 마음에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고 몇 자 적어봅니다.
저희 가족은 남자애들 둘 이와 네 식구랍니다.
애들이 어렸을 때 잔병치레를 남들보다 좀 많이 하는 편이었거든요.
병원좀 덜 가는 게 소원이었죠.'
지금은 많이 커서 병치레를 많이 안하더라구요. 다행이죠.
이제는 청소년기의 나이가 되어서 변성기가 오고 말 한마디하면 경계심도 생기구요, 어린애들 취급하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가끔 저와 다툴 때도 종종 있거든요. "반항 같은 거죠"
잔소리 비슷하게 어떤 일에 대해서 부탁을 하면은 단번에 거절을 하면서 "엄마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좀 그만 하세요" 라고 반문을 한답니다.
그러면 저는 서운한 마음 밖에는 더 할말이 없어요. 이 녀석들이, 어릴 때 이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하나는 업고 하나는 걸리고 뙤약볕을 오가며 아빠는 뒤로 한체 저희들만 애지중지 보살펴 왔는데, 이제는 좀 컸다고 엄마를 무시 하는 말도 막 하구요 정말 소외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정말 자식은 품안에 있을 때가 제일 예쁘다는 말이 딱 맞더라구요. 나중에 좀더 커서 결혼까지 하고 나면 어떨지 걱정이 앞서네요.
애들한테 지난날을 알아달라거나 뭘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요.
그 반면에 제 남편은요,
결혼해서 지금까지 마음이 한결같아요
애들 때문에 제가 투정을 부리면 "내가 있잖아 나한테 다 화풀이하라고 어떡하냐고 우리자식인데 우리가 안 받아주면 누가 받아주겠냐고" 그러면서 애들을 불려놓고는 따끔히 야단을 치곤 한답니다.
"왜 엄마를 속상하게 하고 모든걸 다 너희들 마음대로만 하려고 하냐고" 그러면 애들은 가만히 듣고만 있어요. 저한테는 말대꾸를 막 하는데 아빠한테는 안 그러더라구요. 엄마가 만만하게 보이나봐요. 정말 애들이지만 자존심도 상하구요, 말로든 힘이든 당할 길이 없구요, 소리지르는 것 외에는 이길 방법이 없더라구요. 소리지르면 "왜 엄마는 질 것 같으면 소리만 지르느냐고 말로 하세요 말로" 하면서 저의 마음을 쿡 찌른답니다.
이럴 때에 남편이 옆에 있으면 강력한 제편이 되어줄텐데 말이에요.
남편은 언제나 제편에 서서 중간 역할을 참 잘해 주거든요. 남편이라도 저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니 너무 마음 뿌듯하구요. 마음을 기댈 때라곤 남편밖에 없다는 생각이 날이 갈수록 점점 짙어지더군요.
요즘은 산에 운동도 많이 다녀요.
가까운 곳에 갈 때는 저 혼자 가는데 남편이랑 같이 갈 때는 조금 먼 곳에 가거든요. 먼 곳에는 제가 힘이 들어서 잘 안 갈려고 해요.
그러면 제 운동화를 꺼내놓고는 건강하게 살아 갈려면 운동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꼭 데리고 가요. 정말 행복한 나날들이 많답니다.
(다른 분들도 다 그렇게 하겠죠?)
저는 이런 작은 마음에도 무척이나 고마움을 느낀답니다.
이제는 애들도 어느 정도 성장했고 저한테 주어진 시간이 좀 많거든요. 제 나름대로 잘 쪼개어 보내지만, 집에 혼자 있을 그 시간만이라도 따분 할까봐 취미생활도 가지라고 하구요, 인생을 즐겁게 살아야 잡념과 스트레스도 안 생기고 애들한테나 남편에게 좀더 따뜻한 마음과 넓은 마음이 생긴다고 종종 얘기를 하곤 하죠.
저는 전업 주부라서 나름대로 알뜰하게 살림을 잘(무난하게)꾸려나가는 것 외에는 잘하는 게 없거든요. 그래서 항상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여러 가지로 배려해주고 잘 챙겨주는 넓고 따뜻한 남편의 마음을 두서 없는 글로서나마 보답 이라기 보다 저의 하늘과 땅만큼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
"여보! 당신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난 다시 태어나도 당신 같은 사람을 꼭 선택할거야"
"당신도 그렇지... 히히히"
난 당신의 따뜻하고 그 넓은 마음이 평생 변치 않으리라 믿어.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으니까 우리 애들 뒷바라지 잘 해가면서 지금까지 잘 살아온 것처럼 건강도 잘 지켜가며 더 행복하게 잘 살아 보자구요. 아자! 아자! 화이팅!
저의 소박하고 작은 마음이지만 만약에 채택이 된다면
(문희옥 '하늘땅만큼')이란 노래도 같이 곁들여 주시면 더없이 감사하겠습니다.
두 분도 항상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