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미숙이와의 추억이야기..
- 작성일
- 2001.01.05 14:48
- 등록자
- 허지애
- 조회수
- 1065
저는 이제 막 20살에 접어든 소녀입니다.아직은 졸업을 안해서 그런지 '아가씨'라는 말,또 20살이라는 말이 무척 어색하게 느껴지는..아직은 10대이고픈 그런 아이예요..학창시절을 마감하면서,,초중고등학교시절중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야기를 하나 할까 해요.
저의 죽마고우였던 미숙이와 제가 중1일때의 일이었어요. 다음날이 중간고사였기때문에 빨리 집에 가서 공부를 해야겠단 마음이(?)들었어요.
빨리 가려고 미숙이와 전 담을 넘어가기로 했죠.
전 망을 보고 미숙이는 책가방을 던졌죠.
먼저 자기것을 던지고 그 다음 제걸 던졌죠.
우린 "자!됐다.인제 우리 넘어가자!"이러곤
담을 홱홱 넘었죠. 미숙이의 가방을 찾고나서
제 가방을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어요.
설마...설마...하며 아래 하수구를 쳐다보니 더러운 검은색을 띠는 구정물속에 저의 황토색 가방이 슬픈미소를 띠며 푹 잠겨있는 거였어요.흑흑..
전 정말이지 앞이 캄캄했죠.친구는 미안해서 어쩔줄몰라했구요. 그러나 조금후 전 정신을 차리고 시험공부를 해야한단 생각에 빨리 가방을 건져낼 궁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하수구가 깊었기때문에 꺼내기가 어려웠어요.마침 지나가던 동네아주머니 한분이 계셨어요.아주머니께 부탁하자 아주머니께선 커~다란 봉지하나를 가져오셨고 길다란 막대기 하나를 구해오셔선 가방끈에 막대기를 걸고 들어올려 냄새나는 가방을 봉지속에 넣어주셨어요. 전 친구에게서 돈을 빌려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죠.버스에 탈순 없었으니까요.도!저!히!
집에 온후로 전 더욱 바빠졌어요.시험공부는 뒤로 한채!전 드라이기로 책을 마구 말렸습니다.
지금도 기억나요.원래크기의 세 배정도로 불어버린 그 수학책이 말이죠.꼬불꼬불 라면처럼 되어버렸던 연습장과 몇권의 책,공책들...^^
썩은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전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시험결과를 얻었었어요.
친구가 원망스러웠던 것도 그 순간뿐이었고 저흰 그 때의 기억을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시절...하면 그 사건이 맨먼저 떠오르니까요.
중년의 아주머니가 되어서도 그 사건을 떠올리며 웃음지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미숙아!!!!고맙다.니가 내 책가방을 하수구속으로 골인시켜주어서...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