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라는 꼬리표를 ....
- 작성일
- 2001.03.07 00:33
- 등록자
- 박명옥
- 조회수
- 822
엄마!
기억나세요? 건강하시죠?
저 한때는 같이 살았던 딸이예요.
오늘이 그러고 보니까 엄마의 생신이시네요.
어렸을때 몇번빼고는 한버도 생일을 차려드리지 못했었는데...죄송해요.
가까이라도 계시면 생일상이라도 차려드렸을텐데...
그래서 오늘 엄마 생일이기도 하고 옛날 생각에 문득 이렇게라도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할 것 같아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아버지께서 엄마에게 못되게 구신일, 철없이 새엄마라고 늘 말썽만 피웠던 그 속상했던 일들 이젠 다 잊으셨겠죠? 아버지를 떠나 그리고 우리를 떠나 지금은 자유로이 너무 행복하시니까 ......
아버지랑 엄마랑 늘 싸우시는 날엔 항상 마음조렸다는 사실 엄만 모르실거예요. 살림살이 하나하나 하늘로 올라갔다가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지고 부셔지고 그러다가 급기야는 아버지의 주먹이 엄마에게로까지...그렇게 맞으시고 못살겠다고 그러시는 엄마를 참 많이 원망하면서도 몇번씩이나 붙잡았죠
아버지가 저렇게 된것도 어떻게 보면 새엄마라서,그리고 또 엄만 엄마 나름데로 우리한테 잘해주신건데 철없던 마음에 항상 엄마에게 "새엄마"라는 꼬리표를 붙었어요! 철없이도 엄마 속상하게.....
부셔진 살림살이들을 울면서 치울때는 더욱더 아버지 보다는 엄마가 더 원망스러웠어요.그것도 새엄마라는 단어때문이였어요.
그러다가 깨진 유리조각에 손이라도 찔려 피라도 나면 그땐 엄마가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아주 못된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해서였던지 결국 두분께 이혼이라는 단어만 안겨드리게 되었어요. 철없고 못된 제 생각에 말이예요.
그렇게 엄마없이 7년을 살아왔어요.
친구들사이에서 엄마가 없어서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래도 엄마가 그립진 않았어요.적어도 그때는....
하지만 저도 이제 엄마와 똑같은 여자로서 엄마의 길을 가야한다는걸 안 지금은 너무 후회스러워요. 그땐 정말 왜 그랬는지....
그럴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심정....최선의 방법이였다는걸 이젠 알았어요.
그땐 그렇게도 엄마가 원망스럽더니 이젠 아버지가 더 원망스럽네요. 아버지가 엄마에게 조금만 더 따뜻하게 대해주셨더라면 조금만 더 참으셨더라면...하구요.옛날로 다시 돌리기엔 너무 늦었다는 걸 알면서도 가끔 생각해요. 옛날로 돌라간다면 아버지, 그리고 철없던 두 딸이 정말 잘해드릴텐데라구요.
엄마 이제와서 이런 말하기 죄송스럽지만 철없이 행동했던 절 용서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많이 늙으셨겠죠? 많이 그립습니다.
아버지랑은 연락않하시더라도 저희 두자매와의 연락은 끊지 않겠다시던 엄마!
이젠 제 가슴 깊이 세겨두었던 새엄마라는 꼬리표를 떼겠습니다.
엄마! 너무 보고싶네요.
제가 감히 엄마를 찾아뵈어도 될지....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열심히 하세요.
저희 두자매도 이젠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될 만큼 자랐어요. 엄마의 빈자리로 저희 나이에 비해 많이 성숙해졌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젠 저희 때문에 울지 마세요. 저희는 그동안 엄마로 인해 눈물흘린적이 별로 없어서 어머니 울때마다 죄송해요. 울지 말고 항상 웃으세요.
비록 오래되고 너무나 커버린 제 모습과 너무 다르겠지만 엄마가 보고플때는 저희랑 엄마랑 찍은 사진으로 나마 보고픈 마음 달랠께요.
정말 감사하고 그동안의 모든일 사과드립니다.
정말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 신청곡이 있습니다*
이 편지가 소개되지 않더라도 꼭 좀 틀어주세요.
엄마에게 꼭 들려드리고픈 노래거든요.
- 왁스 - 어머니에 일기
꼭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