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산다는것
- 작성일
- 2001.03.29 03:10
- 등록자
- 정 혜 숙
- 조회수
- 765
아버지!
항상 당신의 그 이름은 나에게는 이미 멀게만 느껴지는 까마득한 옛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곤합니다.
젊은 시절 유난히 운동을 잘해 가난하기만 했던 시골동네에서 서울까지 유학을 하게된 아버지가 조부모님께는 크나큰 마지막 희망이셨건만 뜻하지도 못한 당신의 불의의 사고로 당신은 운동을 포기하며 많은걸 잃고 말으셨지요.그로인해 당신의 젊은 시절은 깊은 수렁텅이로 빠지게 되었고 이때 엄마를 만나며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셨다던 나의 아버지!
가난한 집안에 부모님의 반대를 무릎쓰고 시집온 댓가로 자식은 굶길수 없다며 물한번 묻혀보지 않은 손이 발이 되도록 일을 하며 젊은 시절을 보내버리는 엄마가 안타까워 아침이슬이 마르기전부터 저녁별이 뜰때까지 아픈 허리를 꾹꾹 참아가며 소처럼 일만 하시던 나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보며 사람들은 "지독하다" "사람이 아니라 소다 소!"라며 손가락질을 하곤 했죠. 아프다는 말한번 안하며 소처럼 일만 하시던 아버지가 어느날 몸의 이상으로 서울 병원으로 떠나시고 당신이 암초기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철이 없던 저는 걱정도 하지않은채 동네친구들과 뛰어놀기만 했었죠. 며칠후 저는 잠결에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답니다.그 소리는 바로 엄마의 기도하며 우는소리 였답니다. 아무에게도 힘듬을 하소연 할수 없었던 엄마는 당신이 낮게 해달라며 밤새워 흐느끼며 기도를 했죠.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당신은 예전과 똑같이 일만 하셨고 그덕에 당신이 항상 말하신"사람은 배워야 하는거야,그래야 아버지처럼 고생하며 안살어"라는 말에 어울리게 당신의 네자식들은 원하는 만큼 공부하고 지금은 어엿한 한가정의 아버지로 엄마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아버지! 지금 제가 가장 마음이 아픈건 이제는 젊은시절 당신들이 하고 싶어도 못한 그 좋아하는 여행을 즐기며 사셔야할 나이가 되었는데 이제는 너무 지쳐버린 당신의 그 여윈몸이 아픈허리가 매일매일 늘어가는 병이 절 슬프게 하네요.
아버지! 젊은시절 생계란에 참기름 한방울 떨어뜨려 먹으시며 "이게 내 영양제야" 라고 껄껄껄 웃으시며 말씀하시곤 하루해가 다 저물도록 일만 하시던 나의 아버지!
언제나 우리에게 느티나무가 되어 주시던 아버지에게 이제는 저희가 아버지의 작은 휴식처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버지! 당신의 이름만으로도 저는 이세상을 살아가는데 힘을 얻게됩니다. 언제나 제곁에서 저의 힘이 되어주세요. 아버지 아주많이 사랑한답니다.
추신:올봄 아버지와 함께 우리의 첫 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