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궐같은 나의집
- 작성일
- 2001.04.05 01:46
- 등록자
- 이경숙
- 조회수
- 747
안녕하세요..진행자님...
얼마전 저희부부는 소원이던 내집을 마련했습니다.
그날 아이들은..
"야 정말 신난다!.. 엄마.
우리도 이제 이 아파트 사는거야? 맞어?.. 맞어?..맞어?..
그럼 저 엘레베이터도 맨날 맨날 타는거야? 저 놀이터에 가서 놀아도 되는거야?.."
야단 법석.. 신이난 아이를 뒤로한채 너무 감사해서 남편과 저는 붙들고 울었어요.
저는 결혼한지 11째이며 열살난 아들 여덟살난 딸을 둔 주부입니다.
절약.. 또 절약해서 저축한 돈과 은행에 빚을 얻어서 대궐보다 더 크고 소중한 우리집을 한채 마련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두아이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이곳에서 꾸밀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저희 부부는 지금껏 11년동안 이사를 14번이나 했습니다.
사만원짜리 달세방에서 부터 시작을 했지요.
방하나에 네 식구가 육년을 살고 얼마전까지는 방둘에 부엌하나 딸린 용흥동 골짜기에서 살았습니다...어디에서든지 사는 것은 두렵지 않았었는데 자꾸만 올라가는 집세 만큼 돈을 벌지 못해 늘 이사를 해야만 했을때가 제일 고통이었어요.
아이가 둘이고 어리면 주인들이 시끄럽고 벽지나 장판같은것에 훼손이 많다고 전세를 놓치 않아서 갓난쟁이 딸을 등에 업고 걸음마를 겨우 하는 아들을 데리고 푹푹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 전봇대만 보면서 한달씩 집을 구하러 다닌적도 있었습니다.
아주 추운 겨울에 이사를 하다 아이들이 심한 몸살 감기가 걸린적도 있었고
태풍치고 비바람불던날 이사한적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친정 부모님의 반대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사진관에서 사진한장 찍은 후 결혼생활을 시작 하다 첫 아들을 얻은 후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일찍 시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고 변변한 학력과 직업이 없다는 이유로 친정 부모님은 결혼을 반대했지만 저는 남편의 사람됨됨이를 보고 제 인생을 맡기었습니다.
밤도 깎고 새벽에 우유도 돌리고 수 없는 고생을 하고 정말 쌀이 없어서 굶은적도 있었어요..
한번은 친구에게 "나 훈이아빠랑 살고나서 집에 쌀이 떨어져서 굶은 날도 많았어"라고 했더니 농담으로 받아드리더군요..
부유하게 자랐던 저였지만 단 한번도 남편과의 결혼을 후회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제 남편은 자동차 정비공이며 작은 카센터 근무를 합니다.
얼마전 부터 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하여 뒤 늦게 주경야독을 하는 존경스러운 사람입니다.
지난 겨울에는 남편이 추운데서 일한다는 생각에 집에 온도를 높이기 싫어서 조금 차갑게 해서 살았더니 이웃에서 잠시 저희집에 놀러온 아주머님이
"아이고 이러다 사람 얼어죽겠네"하시더군요...
그렇게 아끼고 살았는더니 이렇게 감사히 아파트 한 채를 마련했어요...
그리고 며칠전에는 훈이가 컴퓨터를 사 달라고 하도 졸라 중고 컴퓨터를 한대 구입해서 저도 조금 배워서 이렇게 애청하는 즐거운 오후2시에 글도 보냅니다.
요새는 전세금에 조금만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어 집을 샀더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처럼 등기비 취득세 등등에 허리가 휘청거리더군요.
그래서 가구를 넣치 못해 운동장 같은 집에 산다고 남편이 말 하더군요..
운동장 같은 집이라고 말을 하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3학년이나 된 아들녀석에게 책상하나 놓아줄 공간이 없었던 시절이 어제였는데 그 때 생각하면 얼마나 지금 저희들이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며칠전에는 남편이 제가 뒷굽이 다닳아서 버려야 할 구두를 신고 다니는 것이 눈에 거슬렸던지 남편은 싼 신발이라도 사 신으라며 삼만원을 건네주더군요..
그 말이 얼마나 반갑기도 하고..한편으로는 이 돈이 어디서 생겼나 궁금해서..
"웬 돈이야..언제 모았어?" 라고 했더니
"틈틈이 잔 돈 모은 것 바꾸니 그 돈이야!.. 미안해 다음에는 좋은구두 사줄테니 다른데 쓰지말고 꼭 신발 사 신어야해..그렇치 않으면 내가 화낸다"라고 말하더군요.
무뚝뚝하면서도 자상한 남편..
저는 아무래도 좋습니다..그 삼만원 받고 하루종일 가슴이 얼마나 설레든지
그 따스한 남편의 마음이 고마워서...
담배도 술도 안하고 오직 공부와 일만하는 남편..
우리도 이제는 새로운 집도 생기고 조금만 더 허리띠 졸라매고 살면 남들 사는 만큼 살 수 있을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이 남편과 아이들의 건강입니다.
이제 더 이상 이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니 그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합니다..
어제는 남편이 준 돈으로 시장에 가서 제 신발도 사고 아이들 신발도 샀어요..
남편은 저희 가족들에게 늘 베풀기만 하는데 저는 남편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늘 라디오 들으시며 일하는 남편...
"여보 저는 당신의 그 사람좋은 미소에 반해 당신을 따랐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단 한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