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전하는 딸의 동화
- 작성일
- 2001.04.05 09:50
- 등록자
- 황수진( 해피진 )
- 조회수
- 795
아빠...아빠가 약주드시면 항상 내가 잠든 방안을 빼곰히 내다보시면서 '에구...우리집 기둥...'하며 불러주는 큰딸 수진이야. 아빠의 큰딸이 23살이나 되었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이렇게 자라도록 난 아빠를 위해 해준게 하나도 없지뭐야. 항상 엄마와 두 여동생 그리고 나까지 여자넷 틈에서 아빤 얼마나 많이 외로웠을까? 아빠...내가 아빠에게 제일 미안할 때가 언젠줄 알아? 식구들 모두 함께 주말에 목욕을 가면 아빠 혼자 남탕에 보낼때... 친구들은 이런말 하면 다들 웃어...그게 뭐가 미안한 일이냐면서...하지만 아빠 딸 수진이에겐 정말 미안한 일이야. 이른 아침 운동하러 혼자 산에 갈때...주말에 낚시가서 아빠가 잡은 고기를 보며 즐겁게 웃어주고 지렁이도 꾀어줄 아들이 필요할때...무거운 짐을 함께 들어줄 사람이 필요할때...그땐 아빠의 씩씩한 딸이 아들이 자릴 대신할수 있지만 목욕탕에서 아빠의 등을 힘있게 밀어줄 아들이 되줄순 없으니까...아빠는 늘 아들 없이도 외롭지 않았고 아들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해본적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난 다 알아...아빠가 외로울때가 언제인지
...마음이 허전할때가 언제인지- 아빠가 남들처럼 주말도 없이 끼니도 라면과 국수로 때우면서 지루하게 홀로 가게를 지키고 항상 밤10시가 되서야 엄마와 늦은 저녁을 드실때...오랜 작업으로 손끝마다 단단해진 굳은 살이 심하게 갈라져서 가위로 도려내고 연고를 바르는 아빠를 대할때면 아빠 땅 마음이 얼마나 미안하고 아픈지 모르지...? 아빠...길가는 사람을 잡고라도 마구마구 자랑하고 싶을만큼 사랑하는 아빠...이젠 내가 아빠 친구가 되어줄께...아빠가 늘 내 친구가 되어주었던 것 처럼-아빠의 기분이 우울할땐 아빠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아빠의 모든것들을 이해할수 있는 친구이자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들이고 아빠의 후원자이고 아빠의 사랑스럽고 애교만점인 딸이 되어줄께...아빠 힘들고 지칠때 있지마...언제나 아빠편에 서 있는 아빠의 큰딸 수진이가 있다는걸. 참 오늘 새벽에 아빠와 할아버지 산소에 나무 심고 왔잖아.그때 할아버지가 내게 약속하셨어.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행복하도록 지켜주신다고...아빠 그러니까 우리 힘내요. 사랑해요.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