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이제 괜찮아요
- 작성일
- 2001.05.25 10:12
- 등록자
- 이경미
- 조회수
- 773
엄마! 어버이날에도 엄마 생신에도 찾아뵙지못하고 죄송한 마음에 이렇게 몇자 적어 봅니다.
저도 예전엔 꿈도 많고 희망도 많았건만 현실은 너무 힘들고 아이 낳고 난 이후로는 몸도 너무 좋지않아 몇일전까지만해도 병원에 다녔습니다.
이젠 많이 좋아졌어요
결혼전 시댁과의 첫 상견례때 고향이 구룡포라 바닷가사람이라고 곱게보아주지 않던 시부모님때문에 저도 엄마도 많이 힘들었죠.
원래 결혼앞두면 이런일 저런일로 남편과 싸우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한다길래 참고 많이 양보하고 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네요
제 성격이 좀 내성적이라 시부모님께 싹싹한 며느리가 아니라 부모님께서는 그것이 불만이었죠
거기다 아이도 잘 들어서지 않아 손주를 많이 기다리시던 어머님께서는 좋다는 약도 지어오시고 또 불공도 드리자고 하셔서 저는 그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워 힘들었습니다.
사실은 어머님보다 제가 더 아이를 바랬는데도 그건 내색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8월 그렇게 기다리던 아이 소식에 어머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던지 그간 제가 섭섭해 하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저를 친딸처럼 아껴주시며 신경써주셨어요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결혼 7년만에 아이소식이 찾아오자 이번엔 남편이 다니던 작은 회사가 문을 닫게 되어 어느날 갑자기 실직자가 되었습니다.
거기다 뺑소니 교통사고까지 당해 여지껏 힘들게 모은돈을 치료비로 다 쓰게되어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시댁에서도 얼마간의 도움을 주시고 또 애기생각에 우리는 마음을 추스려 더 열심히 살자고 약속했어요
여러가지 일들때문에 엄마가 많이 걱정하신거 알아요
엄마
이젠 걱정마세요
그이도 얼마전부터 선배소개로 새로운 직장에 나가게 되어 그간의 걱정도 이젠 접었습니다.
또 형욱이도 아픈데 없이 잘 자란답니다.
이제 일주일이면 형욱이의 돌이네요 엄마
그땐 꼭 오세요
그간 제가 어렵게 산다고 일부러 저희집에 안오셨죠
별로 멀지않은데도..
엄마 제가 행복하니까 괜찮아요
이젠 제 걱정은 마세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혹시 당첨된다면 건강검진권으로 부탁드립니다.
제가 건강이 좀 안좋아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