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60년을 정리하며...
- 작성일
- 2001.06.11 14:18
- 등록자
- 정상희
- 조회수
- 741
가슴이 아리다는게 이런걸까요?
화가 난다는게 이런걸까요?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왜이렇게 애타하는 농부들의 그 애닮은 정성을 몰라주시는 건지...
안녕하세요. 박용수, 김경희씨
이세상 모든 어머님은 존경을 받아야 하겠지만 저는 더욱 저의 어머님을 존경하고 사랑한답니다.
결혼과 함께 남편에게 찾아온 암이라는 병이 마치 자신의 잘못인냥 60평생을 새벽안개와 함께 들로 향하였다가 저녁별이 지고 난후에야 집에들어오시던 나의 어머니. 힘들고 지친몸을 쉬시지도 못하고 저녁밥을 지으시고, 논과 밭에서 자라나는 곡식들 이야기로 하루의 피곤함을 씻으시던 어머니.땅은 거짓말을 안한다며 그 진실아닌진실 하나만을 믿으며 평생을 남편과 자식들에게 투정한번 안하시던 어머니가 요즈음은 힘이드신가 봅니다.오늘은 전화로 "요즈음은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라는 말씀을 하시는걸보니...
땅이 우리집 효자라며 웃으시던 어머니가 매일매일 바짝바짝 메말라가는 땅을보며, 곡식들을보며 자신의 마음도 하루하루 메말라가고 있나봐요.
자신은 평생을 손빨래를 하고, 불을때 밥을 지어먹어도 사람은 교육을 안받으면 평생 무시당하고 산다며 그 시골에서 네 자식을 모두 대학에 보내시고는 "너희들이 이만큼 고생을 해서 대학을 간것이야"라며 행복해하시던 어머니.
자식들이 모두 떠난 그 시골집에서 덩그러니 두분만 남아 메말라가는 땅을보며 이러지도못하고 저러지도못해 하늘만 바라보며 한숨만 깊어지실 어머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오네요.
박용수, 김경희씨 그런데 이런 저의 어머니께서 며칠만 지나면 환갑이시랍니다.아파도 일을하면 낫는다며 호미자루를 들고 밭으로 향하시던 미련하기만 했던 아낙네였던 나의 어머니.평생을 죽고싶어도 죽을 시간이 없을만큼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오신 어머니가 혹시 자신의 환갑으로 자식들에게 부담이 될까 "나는 잔치는 번잡해서 싫다. 우리 식구들끼리만 저녁이나 먹자"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셔서 조금은 저희들을 서운하게도, 조금은 가슴 아프게 하시기도 한답니다.
저의 작은 바램이 있다면 제가 학교를 졸업을하고 돈을 벌어 호강은 못시켜드려도 남들처럼 맛난음식, 좋은 세탁기 사드릴때까지 아프시지 마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불어 아주 많이 사랑하고, 어머니의 환갑을 축하드리고 어머니 생일날 멋진 선물들고 꼭 고향집에 어머니곁으로 가겠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네요.
이런 어머니에게 멋진 선물을 드리고 싶네요. 꼭 도와주실거죠? 밤늦게 집에 돌아와 밥을하실 저의 어머니에게 멋진 밥통을 선물로 드리고 싶은데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