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도 사랑하는 아들에게~~
- 작성일
- 2001.06.14 00:10
- 등록자
- 최홍선
- 조회수
- 765
얼마 만에 내리는 단비일까?...
세상을 촉촉이 적셔주고 농부의 마음을 활짝 웃게 하는, 가뭄 속에서 내리는 비를 쳐다보면서 내 마음의 한 쪽을 열어본다.
나의 지나친 욕심만이 아니란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아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이렇게 너와 대화하고 싶어서 문을 열어본단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너 가 중학교에 막 입학해서 너 보다도 엄마는 더 신이 났단다 .웬 줄 아니? 엄마는 모든 것이 자신 있었기 때문이야 .너를 훌륭하게 키울 수 있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너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었지. 하지만 너의 교과서를 보는 순간 아찔했어. 엄마 세대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얼마나 답답했는지 몰라. 저걸 어떻게 가르칠까? 지레 겁을 먹고 엄마는 끙끙 앓았단다. 세상 사람들이 학원 보낸다고 하면, 엄마는 코 웃음을 쳤단다. 학교에서 다 배우는데 집에서 예습, 복습하면 되지. 하면서 그렇게 자신 있었는데...
엄마도 어쩔 수 없이 너의 손을 잡고 학원으로밖에 향할 수 없었단다 .그것이 엄마의 최선인양 너를 학원에 맡겨 버렸지
너의 실력도 너의 선택도 없이 말이야
그 곳에서 열심히 하리라 믿어버리고는 많이도 소홀했지 .일종에 엄마만의 안심이었을까?
그 결과????
보고도 싶지 않을 만큼 엉망이 되어 버린 너의 성적표..
그 성적표를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울어도 울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지.
엄마의 아들이었기에 너무 믿어 버린거지. 당연히 열심히 하겠지 하구 말야.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는데..
뒤 늦은 후회를 하면서 또 울고....
벌써 중학교 들어간지4개월이 되어가고 있네
중간고사 결과에 우리 가족 모두 새 마음으로 좀 더 깊이 있는 사랑으로 너를 대하고 싶어서 학원도 중단하고 매일 매일 짜임새 있게 처음부터 한장 한장 넘기면서 가르치고 있는데, 엄마는 정말 힘이 너무 많이 든단다
너를 사랑하기에,
너를 포기할 수 없기에,
너에게 소홀해 져 버린 엄마이기에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엄마는 열심히 노력한단다
너 가 좀 더 쉽게 할려면, 너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아서, 너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아들아
오늘밤도 너랑 얼마나 울면서 싸웠니?
어느 한 과목도 소홀할 수 없는데 너는 너무도 모든 과목들을 다 힘들어 하니 엄마는 조여오는 숨통을 어떻게 다 견뎌야 할지 모르겠다.
그 것을 무엇으로 표현해야할 지 말야.
어떻게 훌륭한 사람이 그냥 되겠니?
아들아,
우리 한번 최선을 다해보자.
벌써 기말고사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네,
하루하루 짜임새 있는 날을 보내면서 급한 마음 먹지 말고 최선을 다해보자.
진정 너를 믿고 싶단다.
착한 아들아,
언제까지나 엄마는 너의 곁에서 사랑으로 너를 키울꺼야. 많이 많이 사랑해.
오늘도 너를 좀 더 깊이 사랑 할려구 엄마는 책장을 넘기고 있단다.
아들아 내일도,모레도 열심히 열심히 엄마와 싸워(?) 보자꾸나. 당장에 성적 올리기 위한 수단이 아닌 진정 너의 삶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아들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