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고마워 ,,,,자기야,,,,,
- 작성일
- 2001.07.12 10:42
- 등록자
- 정연주
- 조회수
- 796
경남 가스나와 경북 머슴아가
살을 맞붙이며 산지도 1년하고도 3개월이 다되어가네.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부산으로 데이트하러 내려왔던,
사촌언니 피로연에서 만나 명함 한장을
건네주고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오겠다고 선언하더니만
내가 다니던 회사 정문앞에서
몇시간을 무작정 기다렸던 그 남자
그렇게 둘만의 데이트가 시작되었고
줄기차게 1년 6개월을 부산으로 데이트하러
내려오던 그 남자는 커플링을 끼워주며
어색한 프로포즈를 했었지
너를 이곳 부산이 아닌 포항에서 매일 보고싶다고...
그래,솔직히 은근히 기다려오던 차에 못이기는척
나도 그러마했었지...
그렇게 둘이 하나되던 결혼식날 피로연에서
친구들이 하나둘 너도나도 따라주던 술잔을 남김없이
모조리 헤치우더니만 결국은 공항에서
K.O를 당하더니 인사불성이 되어서 신혼여행을
제주도가 아닌 포항 시그너스 호텔에서
신랑은 두눈이 풀려 침대에서 굴러떨어져서
바닥을 뒹굴고 신부는 너무나도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역시나 두눈 빨개지도록 엉엉 울기만 했었지 그지?
그래도 난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시댁어른과 친정부모님께 제주도 잘 도착했다고
제주도 공기 너무 좋다면서 애써 너스레까지
떨었다우...
이튿날 둘다 근사한 레스토랑이 아닌 근처 해장국집을
먼저 찿았지 그때 콩나물해장국을 한그릇 뚝딱
다비웠지 아마...
공항에 연락해보니 아뿔사 그날 오전비행기도 없고
해서 하루종일 포항시내를 누비다가 결국은
오후비행기로 제주도로 날아갔던 그여자 그남자
첫날밤은 인사불성 되어서 자던 신랑이 야속해
열심히 울었던 탓에 첫날 제주도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앨범에서 찿자면 난 두눈이 부어서 안그래도
큰얼굴이 더 큰 달덩이가 되어있고
자기는 사진에서도 폴폴하니 술 냄새가 풍기는듯해
그지? 자기도 인정하지??
그때는 그렇게 속상했던 그 일이
그래도 시간은 비록 많이 흐르진 않았지만
피식하니 웃음꽃이 잔잔히 번지는것 있지..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유가 뭔지 알아?
요즘 임신했다고 내가 너무 자기에게 신경을 못썬것
같아 미안해서 이렇게 컴앞에 앉았지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압력밥솥의 딸랑거림에
눈을 떠보니 자기가 분주히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쟎아
임신 8개월로 접어드니 허리가 많이 아파서
얼굴 찡그리면 따스한 수건으로 허리며 종아리
찜질까지 해주고
자기가 사랑으로 찜질을 해주어서인지 조금 요통이
나아진것있지..정말 너무 고마워
그리고 한가지 더 미안한거
내가 솔직히 요리랑은 조금 거리가 먼 애쟎아
언제나 같은 레파토리의 그반찬에 그밥인데
불평도 않고 한때는 해병대 취사병 잠깐 했었다면서 그때 그 실력 발휘를 자주 선보이기도 해서
자기가 차려주는 아침상에 나 울뻔했던것 모르지?
너무 감격해서 말야...
많이 부족하고 모자란 나이지만 올가을엔 우린
둘다 부모라는 감투를 써게 되겠지
퇴근하면 배를 어루만지면서 도란도란 태담도 해주고
살튼다며 마사지 크림도 발라주고
자기한텐 온통 고마움 뿐인것 같애
근데 한가지 부탁이 있어
이번주에 있는 임신육아교실있쟎아
자기는 언제나 그곳에 참여하기 싫어하는데
이번엔 우리 두손잡고 꼬옥 가보자
언제나 부부끼리 다정히 손잡고 강의 듣는 부부들
너무 부러웠거든
그래줄수있지..
나보다 다섯살위여서인지 언제나 먼저 포용해주고
이해하려하고 큰일이 닥쳐도 차분히 일처리하는
자기 바라보면 난 언제나 큰 버팀목이 옆에 있어줘서
든든해...요새 일때문에 많이 힘들지?
9월에 태어날 우리애기를 위해서라도 우리둘
열심히 살자...
그리고 이번주엔 두손 맞잡고 출산준비물 쇼핑하러
가자 알았지 자기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