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이 물든 아이의 손톱을 보며
- 작성일
- 2001.07.24 01:21
- 등록자
- 박정희
- 조회수
- 745
안녕하세요? 포항에 조카가 있어선지 낯설지 않은 곳이라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잘 듣고 있어요.. 그러다가 참여하고자 이렇게 자판을 두들기는데 타지역 청취자에게도 참여의 기회를 주실는지 걱정이 되는군요..
남편은 아이들의 손톱깎기를 무척 좋아한다. 아가때부터 아이손에 탁구공을 쥐어주고는 그 연하디연한 손톱을 잘도 잘라주곤 했다. 막내가 3학년인 지금까지 난 거의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만큼의 횟수만 손톱을 잘라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엊그제 방학을 한 아이의 손톱을 보니 빨간 봉숭아물이 들여져있지 않은가! 맞벌이하는 엄마로서 퇴근하면 피곤에지쳐 쓰러져자기 바쁜 엄마대신 누가 아이의 손톱을 저리도 예쁘게 만들어줬단 말인가?
"서영아. 누가 이렇게 예쁜 봉숭아물을 들여줬어?"
"선생님이 들여줬어요!"
그러면서 선생님이 반 전체 아이들에게 봉숭아물을 들여줬다고 했다. 남학생은 두개의 손톱에. 여학생은 원하는대로 손톱에 물을 들여줬다고 말하며 아이는 정말 선생님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듯 했다.
빠알간 손톱을 볼때마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생각할것이다. 방학동안에 선생님을 볼 수가 없어도 자신의 손톱에서 선생님의 고마운 마음을, 사랑스러운 마음을 아이들은 가슴에 느끼면서 보낼것이다.
나또한 딸아이의 빨간 손톱을 보며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꼈으니까.
광주진월초등학교 3학년2반 최연희 선생님!
수학문제 하나 더 풀게하는 시간보다. 영어단어 하나 더 암기하게 하는 시간보다 몇백배 더 아름다운 마음을 보여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용수씨. 김경희씨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