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의 컴퓨터 사랑 @@@@
- 작성일
- 2001.07.24 22:21
- 등록자
- 박춘억
- 조회수
- 729
*************아내의 컴퓨터 사랑****************
작년 여름 이맘때쯤
그때 한창 텔레비전에서 인터넷 이니 네티전이니 하는 용어가 연일 쏟아져 나왔다
마침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초고속 인테넷을 여러 업체들 끼리 홍보 한다고 연일 시끄럽기 까지 했다
아이스크림을 먹다 말고 아내가
"자기야 우리도 컴퓨터 하나 사자"
"아니 갑자기 웬 컴퓨터..?"
"아이들도 내년이면 유치원에 가고 뭐..컴퓨터게임만 잘해도 대학은 문제 없이 합격 한다 하잖아"
"아이들 핑게 대지 말고 ..온 동네 아줌마들이 인터넷 하면서 채팅 한다고 밤 새워 눈이 빨개 졌다고 할땐 언제고..이젠 고스톱도 게임으로 한대면서..?"
내가 컴퓨터 사자고 할때는 아파트 융자금도 갚아야 하고 극구 반대 하더니 이젠 아이들을 내세워 대학 운운 하면서 컴퓨터가 필요 하다고 하니 아내 속이 뻔히 보였다
아파트 아줌마들이 인터넷으로 채팅이니 어쩌니 하면서 인터넷 열풍이 불자 컴퓨터 모르면 왕따 당하는 기분 그 기분때문에 컴퓨터가 필요 하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평소에 아내는 기계와 전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신혼시절 부터 백열등 하나 끼우지 못해 내가 퇴근해 올때 까지 집을 컴컴하게 하고 나를 기다렸다
혼수로 사온 다기능 텔레비전도 음량과 채널만 할뿐 다른 기능은 엄두도 못낸다
어디 그뿐인가?
아이들이 만화 영화 녹화 시켜 달라고 하면
"야' 지나간것 말라꼬 머리 복잡하게 녹화 해서 보노..다른 만화 영화 보면 되지.."
몇년을 살아도 텔레비전 녹화는 물론 카세트 녹음도 한번도 안한 아니 할줄 모르는 그런 아내 였다
그렇게 기계와 무관하던 아내가 막무가내로 컴퓨터 타령을 하니 좀 짜증이 났다
컴퓨터는 텔레 비전 보다 몇배나 더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달래 보기도 했다
몇만원 하는것도 아니고 백만원이 넘는 기계때문에 한달간 실랑이를 벌이다가 드디어 아내 에게 좀 유치 하지만 각서를 한장 받고 컴퓨터를 구입을 했다
첫째..책을 공부 하던지 물어서 하던지 스스로 컴퓨터를 깨우 칠것
둘째..불건전한 채팅이니 뭐니 해서 컴퓨터로 인해 가정에 소홀하지 않을 것
셋째..자기 발전을 위해 열심히 컴퓨터를 이용할것
처음에 직원이 컴퓨터를 턱~ 하니 설치 하니 한다는 질문이...
"총각 스위치는 어데 꼽는데요??"??"
컴퓨터를 어떻게 켜고 끄는지도 모르던 아내가 걱정이 되기도 했고 변덕이 심해서 어려우면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혹! 컴퓨터를 중고로 팔지나 않을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
그러나 아내는 컴퓨터 직원이 컴퓨터를 턱하니 방에 설치를 하고 부터 눈빛이 달라 졌다
그 좋아하던 아침 드라마도 안보고 아내는 필기까지 하면서 교육 방송의 컴퓨터 강의를 열심히 따라 했고 밤늦게 까지 복습을 했다
오늘의 운세와 tv프로그램만 보고 휙 던져 버리던 신문을 컴에 관련된 기사는 모조리 스크랩까지 했다
어디 그뿐인가 동사무소에서 주부를 위해 무료료 컴퓨터 강의 한다는 소식에 작은 아이를 옆집 아주머니 에게 맡기고 부리나케 동사무소에서 공부를 배우면서 워드 프로세서 자격증에 도전하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다
그렇게 배운 컴퓨터가 이젠 제법이다
아이들 영어 게임도 먼저 좋은 사이트에서 카피 한후 일정한 시간에만 보여주고 옛날 동화도 컴퓨터로 들려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켓몬스트도 프린트 해서 주니 좋아서 어쩔줄을 모른다 어디 그뿐인가?
부억에는 맛있는 요리를 카피 해서 싱크대에 붙여 놓고 하기도 하니 참 ~기특 하다는 생각에 컴퓨터를 잘 구입을 했다고 흐뭇해 했다
어느 날
아침에 출근을 한 나는 아내의 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고 또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그것도 인터넷 그림 카드..
편지 쓰기를 싫어 하던 아내가 결혼후 처음으로 보내온 편지인 셈이다
요즘 아내는 매일 크고 작은 이야기와 나의 뱃살 빼기 등 유익한 정보를 메일로 보내 준다
매일 아침 아내가 보내준 따뜬한 메일 때문에 조금은 권태로울수 있던 부부의 정도 새록 새록 ..
그렇게 아내는 나의 기대 이상으로 컴을 잘 이용했다
한두달이 지났을까?
저녁을 먹고나서 좀 심각한 표정으로..
"자기야 세상을 살다보니 대학 공부도 필요하네 대학 공부를 좀 할까 해"
.평소 늘 가정 형편상 대학 진학 대신 사회에 진출했던 아내는 대학 이야기만 나오면 열등의식을 느꼈는데 드디어 대학 공부를 하겠다니...
대학 공부 하는것이 나쁜것이 아니라 할부로 끊은 컴퓨터 산지 얼마 안지나서 이젠 대학까지 가겠다니 너무 한것이 아닌가 짜증이 났다
먹던 수박을 던지고
"당신 지금 정신이 있는거냐 없는 거냐...?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누가 돌보고 집안일은 또 누가 해..
당신 공부 하고 싶다고 아이들 내 팽개 치고 공부 할만큼 우리집 넉넉한 형편 아닌것 당신도 잘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