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 작성일
- 2001.07.26 13:57
- 등록자
- 오연록
- 조회수
- 765
때르릉 때르릉 때르르르릉...
"여보세요?"
"아가씨! 아버님이 돌아가셨어요."
새언니의 전화를 받고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 엄마로 부터 아버지가 아무래도 이상
하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빨리 서울에 올라가봐야겠구나 생각했었는데 ...
그렇게 급히 가시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막내 딸의 얼굴도 안보시고 그냥 그렇게 하늘나라로 가시다니요.
정말 할말이 많이 남아있는데...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도 못하고 그렇게 아버지를 떠나보내드려서 한이 남습니다.
식구들의 마지막 인사도 받지 않으시고 홀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외로이 떠나가신 아버지.
육이오 동란으로 북에 남겨두고 온 식구들을 그리 그리워하셔서 그렇게 힘들게 그리워하시다가
이렇게 우리에게 그리움만을 남기시고 떠나가셨군요.
그냥 그렇게 홀로 떠나심에 아버지의 한맺힌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되었습니다.
화단에 화사하게 피워있는 꽃만 봐도
먼 산에 둥글둥글한 무덤을 봐도
장의사 차가 지나가도
이제는 아버지의 그리운 얼굴이 떠오르며 눈물이 흐릅니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셨던 아버지의 꽃밭을 가꾸시던 모습따라
아이들과 함께 꽃을 가꿉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정말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