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이웃이 있기에.......
- 작성일
- 2001.08.24 22:48
- 등록자
- 박현자
- 조회수
- 800
박용수,김경희씨 안녕하세요?한증탕같은 열대야 더위때문에 땀방울이 눈물처럼 흘렸든 여름은가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정겹습니다.이는 가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이겠지요.선선하다 못해 쌀쌀한 느낌이들어 창문을 반쯤닫고 TV 켰습니다. 마침 사랑의 리퀘스트가 방영되고 있더군요.세상에 태어나 꿈도 펴지못하고 소아암으로 고생하는 어린아이들이 눈물겹도록 투병하는 과정을보고 서너줄기의 눈물을 닦다 나도 몰래 전화기에 손이갔고 ARS에 한통을 눌렀답니다. 자주보는 영상25시 프로그램에서도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분들께 예기치못한 사고로 자기가 죽음을 맞이했을때 장기를 기증하여 새로운 삶을주는 모습은 정말 인간만이 할수있는 위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인간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있어 박용수,김경희씨의 목소리로 전하고 싶습니다.2년전 우리아파트에 사는 소현이라는 초등학생이 있었지요.백혈병이라는 진단을받고 투병중이었습니다.넉넉지못한 가정살림과 백혈병이라는 병명에 그녀의 부모님의 마음고통은 이루말할수 없었습니다.그래서 저희아파트 통장님이하 반장님들은 성금을 모금하기로 하였습니다.그당시 IMF로 인하여실직한세대가 많았고또,급여가 제때에 나오지않아 대부분 세대마다 생활하기가 어려웠습니다.모금하기로 결정은했지만 이상황에서 모금을 한다는것이 솔직히 나부터 용기가나지 않았습니다.모금을한다하더라도 과연 협조가될까 하는 의문도 생겼답니다.이왕 모금하기로 한이상 소현이와 부모님께 용기를 주기위해우리는 마음을 가다듬었지요.먼저 통장님께서 모금취지에대하여 충분히 전세대에 안내방송을했답니다.그다음 우리는 모금을 시작했지요.빈세대를 제외하고는 참여세대모두는 생각외로 적극적이었습니다.어느세대 아저씨는 미장건축일을 하시는데 일거리가없어 일주일을 쉬다오늘 하루일한일당이라며 4만원을 거칠고,갈라지고,투박한손으로 봉투째 모금함에 넣어주셨습니다.한편으로는 고마웠지만 날일하여 생계를 유지하시는데 많은금액이니 조금만 넣어달라고 했지만"먹을것만 있으면 되지,아이가살고 봐야지"하시며 끝내 사양하셨습니다. 아들이 실직하여 노점에서 상치파시는 할머니는 만원을 넣고도 모자라는지 손녀의 저금통을 깨어동전까지 넣어주셨고,컴퓨터세대 새내기 주부들도 상치값,과일값, 콩나물값 깎는 깍쟁이이지만 만원,2만원 모금함에 팍팍 넣어주었습니다. 그날 이런저런 정성으로 모인금액이 598,790원이었습니다.통장님께서 이성금을 우리들의사랑과 함께소현이와 부모님께 전달했지요.그후 소현이는 병세가 호전되더니 갑자기 악화되어 애석하게도 일어나지 못하고 우리들의 사랑을 가슴에 담고 하늘나라로 갔답니다. 비록 소현이는 떠났지만 모두가 내일인양 걱정하고, 격려하는 우리네 따뜻한 이웃이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나는 성금을 모금하면서 우리는 어려움이닥치면 누가 시키지않아도열성적으로 동참하는 결집력이 대단한 어떤 국민성(?)이있다는것을 마음깊숙히 느꼈습니다.각세대마다 어렵게 생활하면서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사랑과 정성으로 도우려고 하는 거대한 힘앞에 세상에 살고 있다는것이 왠지 행복합니다. 그래서 어느가수의 노랫말처럼 인간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던가요.박용수,김경희씨이글이 채택된다면 소현이의 성금에 동참해준 통장님과 반장님이하 주민들께 정말정말 고맙다고 전해주십시요.안녕히 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