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화가 납니다.
- 작성일
- 2001.08.31 11:49
- 등록자
- 김남주
- 조회수
- 781
어머니!
언제 불러보아도 내가슴 한구석엔 늘 조여지는 아픔만이 남아있습니다...
어찌하다 이렇게까지 많이 상하셨는지...
너무 마음이 아파 오늘도 전화 통화를 한 후 차마 수화기를 제대로 내려 놓을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집을 떠난지 횟수로 3년 되었군요. 결혼 전엔 어미가 되어 보지 않았던 제가 이젠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 눈에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네요.
저 어릴적엔 자식들 조금이라도 더 먹이겠다고...
뼈가 부서져라 일만 하시고.. 결혼 후엔 시집간 딸 조금이라도 더 해 먹이고 싶어 난리 아닌 난리를 피우시고... 허나 그것 또한 나에게 있어선 가슴 아픈 일입니다. 예전의 고생하셨던 흔적들이 여기 저기서 나타나기 시작 하시더니 이젠 관절염이다.. 주부습진이다... 하다못해 골다공증 까지 겹쳤다는 소릴 하시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해야 되나요...
더 속이 상한건... 그 병들을 치료 하기 위해 먹었던 약들로 인해 속병을 앓아야 한다는 사실...
그래서 감기에 걸려도, 어디가 조금 아파도.. 약을 드시지 못해 맨몸으로 앓아 누워야 한다는 그 거짓말 같은 사실에 너무 속이 상합니다.
제가 첫아이를 실패하고 지금의 딸을 얻기 까지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때 제 옆에서 힘이 되어주고, 제 고통이 당신의 고통인양... 목메어 통곡하실때 전 그때 알았습니다.
진실로, 진실로... 세상의 모든 부모님은 제자식을 당신의 목숨보다 더 사랑하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전 오늘도 너무 속상합니다.. 아니 늘 언제나 속이 많이 상합니다...
어쩌다 집에 전화를 할때면 여기가 아프네... 저기가 아프네... 하시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때 마다 이젠 속상함을 넘어서 화가 납니다.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 견딜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 드릴수 없는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 오늘도 눈물만 흘립니다.
어머니!... 아니 엄마...
너무, 너무 미안해요...
제가 어떻게 해 드리면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