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경의에게
- 작성일
- 2001.09.04 10:57
- 등록자
- 최선아
- 조회수
- 702
친구 경의에게
나아닌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는 것 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그리고 어제까지 함께 했던 그사람의 존재의 고마움을 우리는 너무 늦게 깨닫는 것을 아닐까?
그냥 우리 곁에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말이야..
시간은 잘도 간단다. 경의야..
자고 일어나고 출근하고 아이를 돌보다 보면 어제의 슬픔도.. 그리고 기쁨도 그 시간속에 섞여 잊혀져 버리겠지
경의야..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지..? 내일이 우리의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데.. 어제는 살아있다는 두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단다.
장례식장은 너무 답답하더구나.
살아있는 사람들의 슬픔과 가족들의 얼굴에 묻어나는 피곤함과, 주위의 웅성거림에서 도망치고 싶었단다.
경의야!
우린 너무 하루하루 의미없이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살아온것은 아닐까? 거창한 의미를 찾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하며 살고 싶다.
경의야.. 민혁이만 생각하자 2001년 9월 12일 병하씨는 하늘나라로 눈감고 가버렸지만 우리는 이렇게 살아있다.
오늘 아침에도 이렇게 해가 뜨고 또 나는 회사에 출근을 했단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이미 그는 없지만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또 이렇게 째각째각 잘도 흘러간다.
내친구 경의야.. 우리 힘차게 살자..
그의 죽음이 너를,또 민혁이를 더욱 강하게 만들겠지.. 하얀 상복을 입고 가늘게 떨고 있는 28살에 미망인이 되어버린 너에게 ... 나는 아무것도 해줄것이 없구나.. 다른 사람들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경의야.. 힘차게 살자..
그럼! 병하씨도 안심하고 편히 쉬겠지.
경의야.. 경의야.. 힘내자꾸나...
2001년 9월 4일 친구 선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