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우산속에
- 작성일
- 2001.09.10 22:08
- 등록자
- 백현주
- 조회수
- 793
안녕하세요? 두분
즐거운 오후두시를 즐겨듣고 있었지만 이렇게 글로나마 뵙게되서 정말 반갑습니다
먼저 창사30주년기념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더욱더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봅니다
저는 결혼과 함께 포항아줌마가 된지도 어언 10년이란
세월을 넘겼습니다 한남자의 아내로 두딸의 엄마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는데도 웬지 허전한것은 불혹의 나이때문만은 아닐것입니다
남편과 사랑스런 두딸도 각자 맡은일에 열심히 노력하고 저도 직장생활에 충실하지만 그래도 현실에 불만투성이 모순투성이인것은 아마 가슴속에 쌓여있는 먼지 투성이 때문일 것입니다
어제는 비가 많이 내렸지요. 비라고하면 수재민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더군요 지금은 고층 아파트 8층에살고있어서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걱정이 없지만 10년전 결혼했을때 저희들은 대도동의 한 주택가의 단칸방에서 살았답니다 비가 조금만 내려도 침수가되서 남편과 나는 뜬눈으로 밤을 세우며 부엌의 물을 퍼내고 닦고 또퍼내고 그러다가 지쳐 울기도하고그랬답니다 90년도인지 언제인지느 모르겠지만 그때태풍이와서 세상에 제가 수재민이되서 피난까지가기도했답니다 결혼전에 편안하게만 살던 남편과 나는 이련시련앞에 절망하지않고 그때부터 단단히 마음먹고 열심히 저축해서 빨리 집을 마련하기로 계획을 세워 오로지 저축만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니까 자동으로 사는것은 말이아니였죠 원래 친구 술 노는것을 좋아하던 남편을 보기가 정말 안됐지만 조금만 참자고 위로하고 저 또한 친구들 모임이나 동창모임에는 입을 옷도없어서 가지도 않았습니다 좋아하던 외식과 여행도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그덕분에 우리는 드디어 용흥동에 우방아파트를 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걱정하지않지만 오늘 뉴스를 보니포항의 폭우소식과 집에 물이들어와 퍼내는 모습을 보니 문득 지난날이 떠올라 눈물이 났답니다
박용수 김경희씨 오늘 저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우리 남편에게 한가지 선물을 하고 싶습니다 남편과 함께 이가을에 그렇게 좋아하는 나훈아의 리사이틀에 갈 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끝으로 두분도 항상 건강하시고 포항문화방송의 무궁한 발전과 관계되시는 모든분들의 앞날에 행운이가득하길 빌겠습니다
즐거운 오후두시를 무진장 사랑하는 애청자
백현주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