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제발 모유좀 끊으세요
- 작성일
- 2001.09.14 09:43
- 등록자
- 이영숙
- 조회수
- 711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희 작은새언니에 관해서 얘기좀 할려구요
언니가 올해초 2월에 둘째 조카를 낳았거든요
조카가 아홉달만에 태어나는 바람에 몸무게도 조금작고 호흡도 조금 곤란하다고 해서 인큐베이터에 15일정도 있었습니다.
조카를 언니가 제왕절개해서 낳았기 때문에 언니는 7일만에 퇴원을 했습니다.
언니는 산후 우울증이랄까 아이가 병원에 그것도 인큐베이터에 있으니 무척 우울해 했습니다.
언니는 젖몸살로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15일후 조카가 병원에서 퇴원해오자 마자 언니가 제일먼저 한 일은 조카에게 젖을 물리는 것이었습니다.
애 낳고 15일이나 지났으니 거의 젖이 다 삭았는데 언니와 오빠는 아기에게는 모유가 최고라면서 억지로 모유를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첫날은 한번 먹이는 양도 안되어 거의 우유를 먹이면서도 젖물리는 것을 중단하지 않던 언니가 드디어 5일만에 우유반, 모유반으로 조카에게 먹이게 되었다고 자랑이 대단합니다.
덩달아 저희 엄마도 기뻐서 어쩔줄 몰라 하셨습니다.
작은 오빠도 얼마나 좋아하든지 여러분들이 그걸 보셨으면 가관이다 라고 할 정도입니다.
또 며칠후부터는 우유는 아예 끊고 모유로만 먹이게 되었습니다.
정말 모유가 영양가가 있는지 처음에 조금 작게 태어난 조카가 5달만에 8kg이나 되어 한때 가족들이 모여앉아 이것이 정상인지에 대해 가족회의도 할 정도였습니다. 허벅다리가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그러고 6달이 지나 언니가 조카를 예방접종시키러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병원에 의사선생님 말씀
"모유만 먹이시죠? 아이가 빈혈기가 있습니다. 이제 모유끊고 분유와 이유식을 겸하세요"
언니는 이날 오빠를 붙잡고 대성통곡을 합니다.
빈혈이라니.
사실 언니도 조카낳을때 빈혈이라 수혈을 7통이나 받았거든요.
언니는 다음날 병원에 가서 진찰하고 젖끊는 약을 처방받아왔습니다.
처방만 받으면 뭘 합니까.
또 약사러를 안가는 겁니다.
처방전 유효기간 7일중 마지막날 언니는 마지못해 약을 사왔지만 이제는 또 안먹고 있는겁니다.
보다못해 제가 가서 분유한통과 이유식을 한통 사왔습니다.
그런데 조카가 이걸 먹지않는 겁니다.
울고, 고함치고, 떼쓰고 정말 아무도 못말리도록 울어 넘어 갑니다.
그걸 본 언니는 기뻐서 어쩔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말로만 "분유를 먹어야지. 안먹으면 어쩔래?"하며 젖을 물립니다.
그래서 옆에서 보던 저는 한마디 했습니다.
"언니, 이제 제발 모유그만 먹이고 분유먹이자"
언니가 나를 흘겨봅니다.
"그만 먹이라니, 나는 젖 안나올때까지 먹인다"
아니 그럼 약은 왜 사왔는지.
누가 젖끊는약 필요하신분 연락주세요. 아직 봉투도 뜯지않은 새약입니다.
언니는 젖은 못 끊는다지 정말 걱정입니다.
조카가 제발 키도 잘 크고 빈혈도 없어야 할 텐데요.
누가 우리 새언니 좀 말려 주실분 없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