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아내
- 작성일
- 2001.09.25 15:13
- 등록자
- 이은경
- 조회수
- 738
벌써 가을 입니다.
아니..낼 모레가 추석인데 벌써는 아니군요...
주부라면 모두다 지금쯤 마음부터 바빠질 때이기도 하죠.
전 결혼하고 처음 맞이하는 추석이라..부담이 더 되네요..
철없는 내가그래도 음식 하는거 보면 우리 신랑은 대견하데요..
사실 전 결혼 전 까지만 해도 굉장히 어른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친구들과 있어도 친구들은"넌 꼭 나이많은 아쭘마 같이 말하냐?"그랬거든요...근대 우리 신랑을 만ㄴ나고 부터 변하지 뭐에요.
우리 신랑과 전 6살 차이로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게 차이난다고도 할 수있죠...
허나 전 처음엔 잘 몰랐는데.점 점 갈 수록 제가 어린애가 되어가는걸 느꼈어요..
괜히 투정 부리고 떼쓰고..이젠 나이 값도 못한다고 핀잔을 들으니...ㅜ.ㅜ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제가 좀 심하긴 심한것 같아요.
우리신랑 회사일이 엄청 바빠서 주말도 없이 일할때가 많거든요..
허나 제 마음이 어디 그렇습니까? 그래도 신혼인데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항상 앞서는거죠..
우리신랑...
내가 혼자 있으면 밥도 안 챙겨 먹으니까..아무리 바빠도 점심은 꼭 집에서 먹습니다.
점심뿐 아니라 세끼를 집에서 다 해결 하는 편이죠.
헌데 전 바쁜 시간 쪼개서 점심 먹으러 온 신랑을 꼭 붙잡고 늘어지죠..
"자기야..10분만 더 있다가 가면 안돼?"
이러면서 밥먹고 일어서는 신랑 뒤꽁무니를 붙잡죠..
그러면 우리신랑 몹시 난처해 하며 제게 사정사정해서 도망치듯 회사로 향하고..전 또 삐진척 하죠..
그뿐 아니에요.
저녁이면 여지 없이 전화해서 몇시에 올거냐? 일찍와라..무섭다..별별 구실을 다 대서 일을 방해하고 신랑을 빨리 오게 만 들죠..
그래서 우리신랑은 결혼후 친구들이고 직장 사람들이고 술자리 한번 마음 편히 할수 없게 만들었죠..
그리고 제일 미안한건 며칠전에 일이에요..
점심때쯤 우리신랑이 거래처 사람들이랑 점심약속 땜에 나혼자 밥 먹으라고 하대요..
전 역시 입을 삐죽거렸지만..그래도 회사일 일데 어쩌겠어요..알았다고 했죠...
혼자 밥 먹고..여전히 심심함을 T.V를 보며 달랬죠..
홈쇼핑..볼때 마다 눈길을 잡고..
전 귀가 얇은지 그 물건들을 보는것 마다 다 사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지 뭐에요..
그래서 망설이다가 신랑한테 전화를 했죠..
"여보~~~ 나 뭐 사고 싶은게 있는데....."
"그래? 뭔데? 필요하면 사"
이게 웬일 입니까?
다른날 같으면 뭐냐? 왜 필요하냐? 홈쇼핑좀 보지마라!!!이랬을 신랑인데....흔쾌히 허락하지 뭐에요..
전 바로 주문을 했죠..아주 기쁜 마음으로..
그리고 그날 저녁.. 우리신랑은 거의 실신한 상태로 친구 등에 업혀서 왔더군요..
그 친구 말로는 아침부터 술마셨다면서...회사에 무슨 일이 있는것 같다고..
처음 보는 신랑의 만취한 모습에 전 너무나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우리신랑 나엑게 미안하다면서 그러대요..
거래처에서 일이 좀 생겼다고..그냥 자기 힘들어서 그랬다고..미안하다고..
전 신랑 한테 너무 미안했습니다.
이 철없는 아내는 그것도 모르고 힘들어서 술마시는 남편에게 전화해서 기껏 한다는 소리가 뭘 사고 싶다고..사도 되냐는 소리였으니....
여보...
너무 미안해..
그리고 회사에 큰 손해는 아니라니..
얼마나 다행이야...
이제껏 이렇게 철없는 내게 든든 한
남편으로 옆에 있어준게 너무 고마워~
그리고 나도 이제 우리 아기가 태어나
면 철이 들겠지..
지금이야 당신밖에 쳐다볼 사람이 없으니까
괜히 투정 부리고 떼쓰고 했지만..우리
아기가 태어나면 당신을 쳐다볼 여유가
없어질꺼야 그러니까..자기가 조금만 더
날 이해해주길 바래..
여보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