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의 추석
- 작성일
- 2001.10.04 11:43
- 등록자
- 서재화
- 조회수
- 736
안녕하세요.
저는 군복무중인 서재화라고 합니다.
너무 운이 좋게 이번 추석에 휴가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다시
부대로 복귀해야 한답니다. 이번 추석에는 누나들과 매형까지 모두 찾아와서
풍성한 추석이 되었습니다.
모두 제게 용돈도 챙겨주시고 잘 해 주셨습니다. 고기도 사서 집에서 숯불로
구워먹고 맛있는 곳에도 데려가 주시더군요. 이렇게 가족 모두가 같이 명절을
맞이할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제게는 추석이나 설이 되면 항상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저희 가족은 부산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곳 포항에 살고 계셨구요. 그때 저희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누나 4명과
제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너무 가난했던 시절이라 명절이 되어도 모두들 새옷을
얻어입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명절이 되면 어머니께서는 제게 옷한벌을 꼭 사주
셨습니다. 누나들은 겨우 양말한켤레 얻어신으면 그것으로도 좋아했었답니다.
그때 아버지께서는 작은 회사에서 일하셨는데 3교대로 힘들게 일하시고 벌어
오시는 월급으로 저희들 학비며 생활비 대시기에도 빠듯하셨습니다.
그리고 명절이 가까워지면 아버지 어머니는 누나 4명에게 가위바위보를 하게
하셨습니다. 그 중에 두명이 이기게 되면 두명의 누나는 명절을 이곳 포항에서
보낼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누나 두명은 부산에서 집을 지키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가위바위보에서 진 누나들은 속상해서 울기도 했었답니다.
그래도 버스비도 아껴야하는 때라 어머니께서는 누나둘을 놔두고 길을 나서야
했습니다. 저는 1남 4녀중 막내로 귀여움을 독차지 하던 때라 저는 가위바위보도
하지 않고 아버지는 저는 꼭 포항으로 데리고 오셨습니다. 누나들이 가위바위보를
할때면 약간은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명절을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보낼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누나들은 가위바위보도 하지 않고 포항으로 오는 특권을
누린 저를 무척 부러워했었지요.
그리고 기다리던 명절날이 되면 맛있는 음식과 과일도 실컷 먹을수 있었고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숙모께 용돈도 받을수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기다리고
있을 누나들을 생각하면 미안했지만 명절은 참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부산으로
돌아가면 남은 누나들에게 친척분들에게 얻은 용돈을 나눠주었답니다. 그렇게
저희 5남매는 참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저희 가족은 명절을
같이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10년전쯤 부모님과 우리 가족 모두는 포항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명절을 모두 같이 보낼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누나 세분은 결혼을 하셨고 남은 누나도 곧 결혼을 해서 집을
떠납니다. 이제 모두들 명절에 만나기가 더욱 힘들겠지요. 하지만 우리가족 모두들
예전처럼 잘 지냈으면 합니다.
군대가기전에 조카는 두명뿐이었는데 이제 4명이 되었습니다. 조카들은
외삼촌이라고 업어달라 안아달라 하는데 모두들 귀엽습니다. 이제 4개월후면
제대입니다. 그때는 실컷 조카들과도 놀아주고 싶습니다. 이번휴가에는 아버지와
같이 논의 벼를 베었습니다. 힘든 농사일을 이렇게 조금이나마 도와드리고 갈수
있어서 마음이 무척 가볍습니다.
그리고 만약 선물을 주시면 문구상품권 부탁드립니다. 조카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