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님 미안합니다
- 작성일
- 2001.10.05 13:25
- 등록자
- 이용수
- 조회수
- 807
추석에 집에 갔다가 형수님을 뵈니 나와 동갑인데도 전에 뵐때보다 주름이 많이 생긴것 같아 예전일이 생각나 글을 씁니다.
예전에 형이 맏며느리같은 좀 퉁퉁한 아가씨를 사귄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사람이 형수가 되었으면 하고 은근히 바랬습니다.
부모님이 시골사람들이라 며느리될 사람은 조금 성격이 두리뭉실하고 이른바 어른들이 말하는 맏며느리감이다라고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형과 그사람이 잘되도록 여러모로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둘은 얼마 사귀지 않고 서로 헤어졌습니다.
사귀었다라기 보다 그냥 알고 지냈다고 하는게 사실은 맞을 겁니다.
그런걸 제가 그냥 그 여자분이 좋아서 형이 사귀고 결혼하길 혼자 바랬던거죠
얼마후 형은 예쁘지만 비쩍 마른 아가씨를 집에 데려와 인사를 시켰습니다.
같은 대학을 다닌 후배라며 결혼하고픈 여자라는 겁니다.
나는 적극 반대했습니다.
예쁘고 집안 좋고 경북대 모모과를 장학금으로 다닐 정도로 머리도 좋으니 무엇하나 모자람이 없는 여자를 며느리로 맞으면 부모님께서 어려워하는 며느리가 될까봐 반대했습니다.
약속 시간을 정해 형과 형수될 사람이 나오라고 해놓고는 전에 형이 만나던 맏며느리같던 사람을 데리고 나가기도 했습니다.
형이 군대갈때도 내가 끝까지 데려다준다고 하고는 두사람을 떼놓았습니다.
형이 휴가를 나와도 일부러 형수를 찾아가 싸움을 걸어 울리기도 했습니다.
내가 그렇게도 말렸건만 두사람은 인연이었나 봅니다
결혼을 하고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형수님은 부모님께 얼마나 잘해주시는지 이제는 정말 형수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형네집에서 자고 오시는 날에는 절대 빈손으로 오는 일이없고 구두나 옷이나 꼭꼭 해보냅니다
그러고도 모자라 용돈도 넉넉하게 준비해주는 형수를 보며 지난날 겉모습만 보고 선입견을 가진 제가 죄송스러워 이글을 씁니다.
뿐만아니라 집사람에게도 얼마나 잘해주는지 집사람은 우리형님같은 사람은 세상에 없을거다라고 말합니다.
형수님
예전의 저를 이제는 잊어주세요
나이는 동갑이지만 철없던 시동생이 예전에 장난이 좀 심했다라고 생각해주십시요
마음으로는 형수님께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글듣고 앞으로 더욱 사이좋은 형수님과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