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 한다는 엄마 목소리를 들으니 괜시리 눈물이 납니다.
- 작성일
- 2001.10.09 11:57
- 등록자
- 김현숙
- 조회수
- 763
" 미역국은 끼려 묵었나 ? "
아침 일찍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왈콱 눈물이 났어요.
문명 사랑하는 울 엄~니 목소린데..
왜 이렇게 눈물이 고이는지...
" 응 엄마, 아침에 저 고모가 끼려 준다고 일찍 일어났는데... 내가 더 일찍 깨서 내가 끼려 묵었다. "
" 어짜던지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그라. "
짧은 전화통화였는데...
오늘따라 엄마 목소리 들으니까 더 슬프지는거 있죠.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배 아~야 해서 아이를 낳아보니 이제서야 엄마 맴
좀 이해할 것 같아요.
7개월된 아들 녀석을 바라보고 있자면 문득 문득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손톱을 깍일때나, 아이가 아파 칭얼 칭얼 땔때면...
울 엄~니도 날 이렇게 힘들게 키우셨을까 ?
첫 아이라 그런가봐요.
엄~니 밑에 있을땐 사랑만 받고 컸는데...
시집와 내손으로 모든 걸 해야 하니...
엄마의 소중함을 가슴 절이게 느낀답니다.
엄마 27년동안 철 없는 딸 낳아 곱디 곱게 키워
시집까지 보내주시고...
참 감사했어요.
말은 안했지만...
미처 표현은 못했지만...
엄마가 보여준 사랑, 그 소중한 느낌을 이젠 제가
울 아들에게 베풀때인가봐요.
" 엄니 ! 고맙슈 !
이렇게 이쁘게 낳아 주신것...
진실로 감사해유. "
예전에 말이죠.
참 힘든 시절이 있었죠.
어렵다는 대장암 수술 2번이나 하시고, 나 결혼 시킨후 얼마뒤 대장암이 간으로 전위되 간암 수술 하신 엄니!
힙겨운 고통의 시간들 이겨 내시고 건희 낳고 아프신 몸으로 산후조리까정 시켜 주신 울 엄~니 !
나 그때 정말 미안 했어유.
엄~니 아픈거 알면서도 산후조리원 비용이 넘 비싸
두눈 찔끈 감고 엄~니 옆에 있었죠.
밤에 아들녀석 배 고프다고 울면 나 더 자라고... 잠이 부족한 딸 걱정에 밤 잠 설치시며 손주녀석 우유 타 주시던 모습에 눈시울 많이 적셨지요. 여자 몸에 가물치가 좋다며 땀 뻘뻘 흘려 가며 고아 주시던 엄~니 모습 잊혀지지 않네요.
오늘 27번째 생일을 맞이해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잖아요.
예전엔 내 생일이니까 당연히 축하 받아야 한다 생각 했었는데...
오늘 내가 즐거워야 할 날이 아니라, 울 엄~니 고통속에 날 낳아 주신 기쁜 날이니 엄~니가 축복 받아야 한다는 생각 !
엄마 정말 감사해요. 이쁘게 낳아 주셔서...
그리고,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못다한 효도 열심히 하며 살께요.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