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잔이는 내 남편
- 작성일
- 2001.10.12 09:54
- 등록자
- 정은미
- 조회수
- 731
안녕하세요
오늘은 쪼잔이 남(의)편이 없는 날예요
왜, 쪼잔이냐면여?
아내를 못 믿고 애 보는데 이래 저래 간섭을 하도 해서 쪼잔이예요.
여름엔 애기 모기 물리면 큰일 나구요, 환절기엔 감기걸리면 또 시끄럽구요, 놀다가 긁히기라도 하는 날이면 바로 부부쌈이예요.
에구구... 저 불쌍하죠?
그러면서도 제가 피곤해서 입술 터지고 입안 헐어지면요, 안 씻고 이 안 닦아서 독 올라서 그렇데요.
이 얼마나 서운한 말이예요?
남은 인생 자기 하나 믿고 결혼한 사람을 간호는 못 해줄 망정 그런 망발이나 내뱉다니...
제가 왜 쪼잔이라고 하는지 아시겠죠?
근데요...
오늘은 가을이라 그런건지.. 아님 남편이 옆에 없어서 그런건지 쪼금 아주 쪼금 허전하네요.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딸래미는 아직 자는중이고 꿍시렁 거리며 떠들어댈 남편은 어느 먼 길 위에 있을텐데...
가끔 부부도 이렇게 떨어져 있어봐야 서로의 빈자리가 소중했슴을 느끼네요.
투닥거리고 꿍시렁 거려도 오랫동안 내 편은 내 남편과 내 아내인가봐요?
남편 빈자리에서 쪼잔이 이전의 멋진 남자였던 그때를 생각하며 연애시절 듣던 노래.
동물원의 널 사랑하겠어 들려주시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