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의 어머니....
- 작성일
- 2001.10.17 16:28
- 등록자
- 김덕호
- 조회수
- 745
어머니!
추석때 고향을 찾아 어머님 뵙고 온지도 한달이 가까워 옵니다
고향을 다녀온후 그동안 잘해 드리지도 못하고 편히 모시지도 못하는
죄송 스러운 마음을 떨쳐 버릴수가 없어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렇게 편지를 올립니다
어머니는 멀리서 오는 자식들을 위해 손수 송편이며
이것저것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놓으시고
행여 오는길에 무슨 일이나 없을까 걱정을 하시며
캄캄한 밤에 동구밖까지 나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다가 저희가 도착을 하자
"그래 오는길에 고생 많았다 ..
어이구 우리 손주들 많이 컸구나 ...어서들 오너라.."
하시며 반갑게 맞아 주시던 어머니.......
이렇게 명절때에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고향을 찾을수 있고
따뜻하게 맞아 주시는 어머님이 제옆에 계시다는 것이
저는 감사할 뿐입니다
돌아올때 어머니가 챙겨 주시는 보따리 하나하나에는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듬뿍베어 있음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모두 어른이 되어있는 자식들을 아직도 마음을 놓지 못하시고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 보시는 어머니
어머니의 그사랑을 아직도 받아먹을줄만 아는 저희들이 너무 부끄럽기만 합니다
추석날 내리는 비때문에 성묘는 가지 못했지만 가족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저는 어머님이 지금까지 살아오신 지난 옛이야기를 들을수가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어머니
그러니까 저에게는 외할머니가 되겠네요
어머니가 7살 되던해에 외할머니는 갑자기 돌아가셨고
외할아버지는 재혼을 하셔서 새엄마를 맞으셨고
이제 한창 귀여움을 받으며 자라야할 나이에
그 따뜻한 엄마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고 새로 들어온 새엄마는
외할아버지가 집을 비우시면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구박을 하고
한겨울에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 차가운 개울물에 빨래를 해야했고
제대로 몸도 가누질 못하는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물을 길러 날랐다는 어머니.......
그래도 어머니는 새엄마에게 그렇게 구박을 받으면서도 새엄마가 무서워
외할아버지에게 말한마디 못하고
북받혀 오르는 설움을 입술을 깨물며 그힘든 집안일을 하셨다는 말을 들었을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목이메어 왔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나이가 17살이 되던 어느날
이제는 시집을가야 한다며 보자기에 옻가지 몇개 주섬주섬 챙겨서
시집을 온곳이 지금의 아버지 였다지요?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시집와서 보니 아버지 집안은
하루끼니도 제대로 해결할수 없을 정도로 너무도 가난한 집이었고
호랑이 보다가도 더무서운 시어머니(저의 할머니)는
왜그렇게 혹독하게 시집살이를 시키셨는지
눈물조차도 제대로 흘리지 못하고 사셨다는 어머니....
더구나 저를 낳으시고 미역국은 커녕 먹을쌀도 없어
뒤뜰에 있는 호박잎을 따다가 밀가루를 풀고 멀겋게 국을끊여 드셨다는 어머니..
그것도 모자라 아이낳고 몸조리할 겨를도 없이
3일만에 시어머니의 불화와같은 호통소리에 못이겨 일어 나서
밭으로 일하러 나가셨다는 어머니.....
식사때가 되어도 지금같이 온식구가 오붓하게 앉아서 식사를 하는것이 아니라
어머니는 부엌에서 쪼그리고 앉아 홀로 식사를 하셨던 어머니......
지금도 제기억속으로 또렷하지는 않지만 부엌에서 밥을 드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희미하게 생각이 납니다
외할아버지 돌아 가셨을때
어머니의 목놓아 슬피 우시던 모습이 떠올려 집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동안 쌓이고 쌓여있던 울분을
그때아마 다 토해내셨던것 갔습니다
어머니!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습니다
세상에 당신같은 어머니가 또 있을까요?
같은 동네에 홀로 살고 계시던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할머니가
병이들어 눕게되자 그 힘들고 바쁜 농사일을 하면서도
돌아가실때까지 병수발 다들어 주시던 어머니...
어버이날 행사때에 장한 어버이로 선정이 되어 표창장을 받으시면서도
사람사는 도리를 다한것 뿐인데
내가뭐 잘한게 있느냐며 오히려 겸손해 하시던 어머니.....
당신은 강한 어머니 이기 이전에 갸녀리고 연약한 한 여인인 것을......
지금도 93세가 되시는 시어머니(저의할머니)를 정성을 다해 모시고 계시는 어머니...
이제는 기력도 많이 떨어지시고 가족들도 잘 몰라보는 할머니를
추석때 두손을 꼭 잡으시고
"어머님 옛날에 그렇게 호통을 치시고 저를 나무라시던 그때 그힘은
다 어디로 가시고 이제는 이렇게 사람도 잘 못알아 보시는 거에요?
어머님! 건강하게 오래오래만 살아 주세요.......?"
하시며 끝내 눈물을 보이시던 어머니.....
세상에서 한분밖에 없는 소중한 나의 어머니
오직 자식들을위해 당신의 몸은 아끼지도 않고
그 험하고도 험한 인고의 길을 살아오신 어머니.....
그 무엇으로 어머니께 보답을 할수 있겠습니까?
억만금을 어머니께 안겨 드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