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민규에게
- 작성일
- 2001.11.05 11:45
- 등록자
- 최미숙
- 조회수
- 699
아들 민규에게
사랑하는 민규야!!
어제는 저녁 늦은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보채어서 엄마는 너무 안타까웠단다. 요즘 민규가 하나둘 말을 배워서 엄마가 제일 좋아라고 정확하지 않은 발음로 찡긋거릴때가 이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즐겁단다.
나도 이제 정말 엄마가 되었구나 하고 말이야.
요몇일 아빠가 출장으로 늦게 들어와서, 민규가 아빠 사진을 꺼내놓고 아빠 아빠라고 애처럽게 부를때는 괜히 눈물이 다 나오더라.
하지만 민규는 너무 개구장이라서 엄마는 그것이 기쁘다가도 조금은 걱정이 된단다.
주위에서 애가 산만하다, 혹은 버릇없다라고, 혹시라도 민규가 또 그런 애로 보여질까 그것이 두렵단다. 엄마는 정형화되어있는 교육으로 너를 구속하지않고 타인의 의견은 경청하며, 또 너의 의견은 자유롭게 주장할수 있는 민규가 되기를 바란다.
물론 엄마도 너를 위해 노력할거야.
이 엄마도 훌륭한 어머니는 아니래도, 이제부터 그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어보기로 했단다.
엄마가 언제 너에게 프란다스의 개를 읽어주었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결코 웃음과 정직을 잃지 않았던 네로처럼 우리 민규도 그렇게 밝게 자랐으면 좋겠구나! 민규야..
엄마가 동화책을 읽어줄 때, 내 옆에서 가만히 까만 눈동자를 깜빡이며, 나를 쳐다보는 너의 모습으로 엄마는 또 작은 행복을 얻는단다.
이렇게 행복이란 크고 거창한 데서 반드시 오는 것만이 아니란것도 너를 통해서 깨닫는단다.
한번은 내가 너를 데리고 치과에 갔었던 적이있었지..
출산을 하고 난후에 이가 많이 상해졌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 갔었어..
치과선생님이 엄마의 아픈 이를 봐 주실동안 민규는 간호사이모랑 있으라고 그렇게 엄마가 말했는데도, 민규는 때를 쓰고 울고, 어쩔수 없이 너를 내 배위에 올려놓고 치료를 할 수밖에 없었지.... 또 민규는 의사선생님께서 엄마치료를 해주시는 동안도 계속 울어댔지....
하지만 치료가 다끝난 후에 조그맣게 엄마 괜찮아라고 그 조그만 눈망울에 눈물이 맺혀 말했었지!
그때 엄마는 우리민규 이제 다 컸구나하고 울컥 눈물이 다 나왔지뭐니?
벌써 엄마 아빠가 결혼한지 5년이 다 되었구나!!
너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태어나서 너희 아빠를 만난 것이 가장 기쁜일이라고 생각했었단다. 아빠가 이방송을 들으면 섭섭해 하실지 모르지만, 엄마는 너라는 존재가 없었던 이십몇년은 별루 의미가 없었던것 같기도 해!! 지금 너의 하나의 의미없는 행동에 울고 웃고 하니까말이다.
엄마는 이렇게 민규를 사랑한단다.
민규야!! 건강하게 씩씩하게 자라거라. 엄마도 아빠도 너를 위해서 열심히 힘을 다해 살거야... 그럼 2001년 11월 5일 민규를 사랑하는 엄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