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아들에게
- 작성일
- 2001.11.08 08:57
- 등록자
- 김옥순
- 조회수
- 727
민우야.
엄마란다.
다음주에 휴가를 나온다는 너의 전화 한 통에 엄마 마음은 벌써 설렌다.
"엄마..저 다음주부터 휴가입니다. 제가 나가면 그 때 타작 같이 해요..먼저 하시지 마세요."
어린 나이에 효심이 가득한 너를 보니 이 엄마도 용기가 난다.
니 아버지가 떠나고 엄마는 한동안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래도 어린 너를 생각하며 엄마는 용기를 잃지 않았다.
민우야.
너에게 좀 더 일찍 아버지의 병에 대해 말하지 못한 것 미안하다.
우린 오래 전부터 알았지만 너에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학생이었고.. 또 군입대 하는 너에게 걱정을 안겨 주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을 니가 알아주길 바란다.
하늘도 무심치 않았는지 포상휴가 나온 날 한 손에는 내손을 다른 한 손에는 너의 손을 잡고 임종한 네 아버지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세상에 아무런 미련도 없고 너를 낳아 행복했다는 니 아버지의 마지막 말씀
니 아버지의 말처럼 너는 군제대하면 공부에만 전념하거라.
농사일이나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마라.
니 누나 시집가서 잘 살고.
이제는 이 엄마에게 니 하나뿐인데 목숨을 다해 뒷바라지 할 테니 공부만 하길 바란다.
어제는 수능시험을 치르는 날이었다.
몇 년전 너의 좋은수능 성적에 엄마는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 때 벌써 나는 니 아버지의 병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고,
너까지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에 보낼 능력 그 때는 안된다는 생각에 너를 지방에 있는 대학에 장학생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작년에 네게 군입대를 권했던 것 역시 아버지의 병원비에 생계에 많은 어려움을 곤란을 겪었을 때 였다.
니가 하늘처럼 존경하는 니 아버지가 아프다는 소리를 하면 너는 학교고 뭐고 다 그만 두고 돈을 벌겠다고 나설 것 같았다. 우리부부는 누구보다도 효심이 지극한 니 맘을 알기에 숨기었고, 또 병세가 악해지고 병원비의 부담에 너에게 군입대를 권했다.
엄마의 생각들을 니가 이해해주길 바란다.
아버지 장례식날.."엄마. 왜 좀 더 일찍 내게 알려 주시지 않으셨는지요? 제가 아버지께 아무것도 해드린 것이 없잖아요. 너무 허무해요."
라고 말하며 나를 붙잡고 울던 너를 생각하니 이 엄마는 지금도 목이 메여온다.
민우야.
미안하다. 니가 의논 상대가 될 수 없어서 말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효심이 지극하고 너무 착한 너에게 큰 걱정을 안겨 주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을 니가 이해해주길 바란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 너도 자식을 낳고 길러 보면.
부모는 모두 자식에게 좋은것만 주고 싶단다. 또 부모의 나약함들을 자식에게는 보이고 싶지 않고. 너는 우리가 마흔에 낳은 귀하고 귀한 자식이다.
늦둥이 아들을 낳은 우리 부부는 늦게 얻은 행복에 지난 22년 행복했었다.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예쁘하겠지만.
너는 자라는 내내 남달리 뛰어난 외모와 반듯한 성품과 모범생 자리를 단 한번도 놓치질 않았지. 민우야. 엄마는 네가 자랑스럽고. 또 자랑스럽다.
이제는 더 이상 농사일에 신경쓰지 말고.
공부에만 전념하거라. 너는 내가 나이가 많은 엄마라서 친구들 엄마와 많이 비교가 되었겠고 또 조금도 세련되지 못한 엄마를 단 한번도 싫어 하는 내색이 없었지...그것도 엄마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엄마는 늦게 낳은 너 때문에 언제나 젊어질 수 있었어 좋았단다. 이나이에도 너에게 배운 컴퓨터 실력을 이렇게 발휘할 수 있으니 이만하면 시골엄마지만 젊게 사는 엄마제?
민우야 우리 좋은것만 생각하고. 또 열심히 살자.
이제는 농사일이나 다른일에 신경을 쓰지도 말고 오직 공부만 하거라.
너를 서울에 있는 원하던 대학에 보내지 못하고 우리 집안 사정에 맞게 가까운 지방대학에 보낸 것을 엄마는 지금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어디서 든지 자기가 하기나름이다.
분명히 너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우리나라의 최고의 법학도가 되어 훌륭한 판검사가 되리라 엄마는 믿는다. 진심으로 사랑한다. 나의 아들아.
안녕하세요. 두분.
예전에 글 보내어 전기압력밥솥을 받은 이민우의 엄마입니다.
그 때 주신 밥솥을 받고 남편이 많이 많이 기뻐 했습니다.
아들이 타 준 밥솥이라며 시골동네 병문안 오는 사람들에게 모두 자랑하던 남편의 얼굴이 새삼 생각이 나 눈시울을 적시었습니다.
다음주에 제 아들이 휴가를 나옵니다. 심성 고운 아들아이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사는 못난 60대 엄마입니다. 항상 두분 방송 잘듣고 있습니다.
아들아이가 대학교 일학년 여름방학때 우동집에서 아르바이트 하여 싼 컴퓨터를 저와 남편에게 틈틈이 가르쳐 주어 저는 제법 컴퓨터를 할 줄 아는 아지매입니다.
우리집 복덩이 아들이 휴가나온다고 이렇게 자랑하러 들어온 저를 주책이라고 하시진 않겠지요?
만약 박용수씨와 김경희씨께서 제글 읽어 주면 제 아들 휴가 나오면 제일 먼저 컴퓨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