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저려옵니다..........!!!!!!!
- 작성일
- 2001.11.29 06:04
- 등록자
- 김외숙
- 조회수
- 701
안녕하세요?
가을인가 싶더니 벌써 메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 금방 오네요.
저의 온 몸이 움추려집니다.
왠냐구요?
추운 날씨 탓이라면 옷을 더 입으면 되겠지요?
어저께 저의 곁을 잠시~ 떠나시는 시어머니의 간절한 울음이 귓가에 들려서 말입니다.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같이 살게 되었지요
거슬러 올라가면 세월이 빨리도 간다는걸 느낀답니다.
벌써 10년의 세월은 훌쩍 넘었네요
저의 시어머니는 그 시절 조금 괜찮게 사시는 딸로 태어나 일본에서 살 수 있는 신랑이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결혼했다고 했어요
저의 시아버님과 일본 가서 살수 있다는 말에 14살..결혼
사실 일본에 가서 사시지는 못했다구 했어요. 갈 수 있는 시기를 놓치신가봐요.
부자였던 저의 시댁..고집하나로 일순간에 가난으로 전락
무엇때문이야구요?
전 잘은 모르지만 일본 돈을 우리 나라 돈으로 환전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래도 일본 돈이 좋다고 끝 까정 가지고 계시다가 한순간 종이 조각으로 변했나 그랬데요
고집 때문에 가난으로 변해버린 시댁
그 시절에 밥 한번도 제대로 안 해보시고 자란 시어머니가 결혼하여 고생한 것은 얼마나 많겠어요. 고생한 끝에 낙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 일본돈 환전 못하고 종이 조각으로 변해버린걸 쳐다보면서 가슴아파서 거의 술로 세월을 보내셨던 시아버님...
또 시할아버지, 역시나 술로 세월 보내셨고
그 탓으로 일찍 이 세상과는 이별을 했지요
저의 시할머니를 모시고 저의 시어머니는 인생의 전부를 사신거와 다를 바 없었답니다.
제가 결혼하는 그 해에 돌아가셨으니,(그 때 연세가..시할머니 연세가 90..시어머니 연세가 60)
거의 당신의 인생 전부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아들3, 딸2 ..
없는 가정에 시집와서 술 주정하는 당신의 아버님과 당신의 남편..
그 숱한 고생~~
어렵사리 다들 잘 자랐지만,
둘째 아들이 결혼하고 첫아이 낳고 얼마되지 않아 교통사고로 먼저 이 세상과 이별했답니다.
당신의 남편도 일찍 보내고,
당신의 아들까정,
그 한 많은 세월...........
저의 신랑..
결혼하자마자 막내인 아들이 어머님의 마음이라도 읽었는지? 잘 모셔 보고 싶었겠지요
그게 어디 쉬운 일이었겠어요
한 동네 사는 큰 형님과 별로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았어요.
한 집에서 살지 않고 따로 따로 사셨지만..
신랑은 결혼만 하면 형수에게 맡기지 않는다고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나봐요.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잘은 모르지만
결혼하자 얼마되지 않아 저의 집으로 오셨답니다
저야 힘들죠..
한 해 두 해 어쩌면 잘 버텼는지 몰라요..
갈등과 갈등이 꼬리를 물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하면 어느새 못 땐 마음이 자리를 잡고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같이 살아야 하는지 신랑을 참 많이도 미워하고 원망했지요.
하루하루 그렇게 지나고 보니 저와 시어머니 관계가 어떻게 좋을수만 있겠어요.
그런 세월을 보낸 지 벌써14년
그 모든 일을 잘도 참으신 어머님
그 어머님이 어느 때 부터인가 마음을 달리 하신 거같아요
전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좀 오래 되셨나봐요
저의 시어머니 연세가 74세
아직 정신을 놓을 나이가 아니신데
저를 대하시는 것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전 저에게 못 마땅한 일이 있는가 보다 그리 생각했죠.
쉽게 이야기한다면 남들이 말하는 신..잡신..
전 믿지 않아요
치매의 가벼운 증세 같기도 하고
평소보다는 많이 다른 점을 느꼈답니다
저에게 고래고래 고함치시고
저를 많이도 슬프게 하셨지요
전 어머니의 어떤 병이라고 생각지않고 어떻게 같이 사는 저를 저리 미워할 수가 있나 그런 생각만 했답니다
무척 우울하고 슬픈날도 많았지요
저의 하루가 엉망으로 시작되었답니다
또 하루가 시작되나 보다..
즐거운 하루를 연다는 것이 무엇일까? 전 점점 저의 수렁에 빠지고 ..외출도 기피하게 되고 웃는 날이 줄어 들었지요
그래도 힘들어 할까봐 아니 저의 눈치를 살피는 신랑
그 신랑이 무슨 죄가 있겠어요
퇴근하면 함빡 웃음으로 맞이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저의 얼굴은 그렇지가 못했나 봅니다. 어려움이 있어도 신랑이 저를 알아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고래고래 고함치시고
저를 그리 힘들게 하시더니만~
어저께 작은 시누이가 와서 어머니를 모시고 갔답니다
한 일주일 마음 편한곳으로 모시고 간다고요
저를 쳐다보는 예사롭지 않은 눈빛..
전 차마 어머니와 마주 얼굴을 볼수 없었답니다.
아파트 앞에서 전 어머니를 두 팔로 안았어요
"어머니, 마음 정리 잘하시고 오세요..집 걱정은 마시고요" 그 한마디에
어머니의 메섭고도 강렬한 눈빛이 풀리시더니만
그냥 소리내어 울어셨어요
무슨 눈물인지? 저를 쳐다보면서 소리내어 엉엉 울었어요
전 차마 그 울음을 다 들을수가 없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