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때문에 .....
- 작성일
- 2001.12.06 18:45
- 등록자
- 백승윤
- 조회수
- 640
박용수, 김경희씨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김장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김장은 하셨는지......
두 분이 김장이야기를 하니 어릴 때가 생각이 나는군요.
김장을 담그다가 흘린 배추를 속에 버물려서 두 손으로 죽죽 찢어서 보리밥 위에 툭툭 걸쳐서 이마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맛있게 먹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 시절을 생각하니 김장 때문에 있었던 웃지 못할 일이 생각이 나는군요.
우리가 어릴 때에는 그랬잖아요.
김장을 해서 땅에 묻어야 겨울이 걱정 없다고 말입니다.
솔직히 그 때에는 김장이 아니면, 요즘처럼 겨울에 특별나게 먹을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김장에 대한 추억들은 모두들 엄청나게 많으리라고 생각을 하면서 나에게 있었던 김장이야기를 한번 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쯤 일 때이니깐 벌써 20년도 지난 이야기이네요.
김장을 위하여 밭에 심어 두었던 배추를 베어와서 쪼개어 소금을 뿌려서 숨을 죽이고
그리고는 숨죽인 배추를 물에 씻어서 염분을 빼내는 것을 모두다 알 것입니다.
그때에는 시골에는 수도란 것이 없었지요.
그래서 우리 집도 시골이었기에 수도란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물에서 물을 길러 숨죽인 배추를 씻거나 아니면 개울가로 가져가서 개울에서 씻어 왔었지요.
아무래도 배추를 씻기는 개울가가 좋아서 그 날도 리어카에 숨죽인 배추를 씻고 어머니와 형과 개울가로 갔습니다.
개울가에 리어카를 새워놓고 어머니가 씻어주는 배추를 다시금 리어카에 싣고 형과 같이 장난을 치면서 집으로 오는데 농촌의 농로라는 것이 리어카 한대가 겨우 다닐 정도의 좁은 길인 것은 모두들 알 것입니다.
결국은 그 좁은 농로에서 나의 장난기가 발동을 하여 일이 벌어 졌습니다.
형이 앞에서 끌고 내가 뒤에서 밀었는데 호기심과 장난기가 동시에 발동을 하여 여기서 한 쪽에 힘을 주어서 세게 밀어 버리면 어떻게 될까가 궁금해지면서 바로 행동으로 한쪽에 힘을 힘껏 주었는데 마침 그쪽이 조금 내리막길이었나 봅니다.
내가 미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어어어"하는 형의 소리와 함께 리어카와 함께 형이 논안으로 빠지면서 리어카에 실려 있던 배추가 밖으로 나와서 논바닥에 떨어져 버리고 형은 논바닥에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닙니까.
놀라서 형에게 가보니 형은 괜찮은지 일어나면서
"야! 임마 뭐 하려고 그래 세게 미노? 니 오늘 엄마한테 맞아 죽었다."하면서
얼굴이 우락부락 무서워지더니 어머니를 데리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그때 도망을 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내가 잘못했기에 어머니의 동태를 살피면서 뒤에서 우물쭈물하면서 다시금 리어카에 배추를 실어서 개울가로 가지고 가서 헹구어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그때는 김장을 한다고 바빠서 그랬는지 가만히 있다가 저녁밥을 먹고서 그때서야 낮에 있었던 일을 들먹이시면서 혼을 내시기 시작을 하는데,
그 날 나 어머니에게 디지게 맞았습니다.
그렇게 담근 김장을 담벼락 밑에 땅을 파서 묻고 짚으로 덮고 겨울을 보내고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장독을 땅에 묻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입니다.
친구들과 숨바꼭질한다고 숨기 위하여 담을 넘었지요.
그런데 씻을 때부터 도움이 안되던 그 놈의 김장을 묻어 둔 장독 때문에 또다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 어떻게 하든 술래가 모르게 빨리 숨으려고 밑에도 보지 않고 담을 넘어 뛰어 내리면서 땅에 묻어둔 장독을 "콱" 밟아 버렸습니다.
그런데, 뛰어내리는 나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장독뚜껑이 개어지면서 발이 덮어두었던 볏짚과 함께 장독 속으로 "쑥" 하고 들어가 버리는 것 아닙니까.
다행이 김치가 가득 들어 있어서 다치지는 아니 했지만 뚜껑을 새로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흙과 짚이 뭍은 위의 것은 모두다 버렸지요.
그렇다 보니 그 날은 씻은 배추를 논바닥에 엎을 때 보다 더 디지게 맞았습니다.
그래도 끼니때마다 올라오는 김장 김치로 보리밥과 함께 배를 채우며 오손도손 살아가던 어린 시절이 그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