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함께한 100일^^
- 작성일
- 2001.12.12 15:56
- 등록자
- 정연주
- 조회수
- 655
열달을 뱃속에 품고
그와 처음 얼굴을 맞대던날 그는
우렁찬 울음소리로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솔직히 그가 눈도 크고 뽀얀 피부를 기대하고 있었던 저는 두눈은 뜨지도 못하고 빠알간 피부에
울때마다 마치 불타는 고구마마냥 더더욱 빨갛게
달아오르는 그의 모습에 약간은 실망스러움도
없지않았습니다
병원에서 3일을 보내고 처음 집으로 오던날
하늘은 따스한 햇빛을 선물해주었고 이따금씩
살랑거리는 바람자락이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이 세상을 얼마나 빨리 보고싶었는지
예정일 보다 일주일이나 빨리 박차고 나왔던 그는
처음 같이 누워보는 그밤을 깡그리 하얗게 지새우게 만들었습니다
우유를 주어도 울고,기저기를 갈아도 울고,
아빠가 안아도 할머니가 안아도 엄마가 안아도
그칠줄 모르는 울음소리에
거나하게 신고식을 했습니다..
자그맣고,빠알간,여전히 두눈은 잘뜨지도 못하고
그 조그만 손과 두발...
만지기가 얼마나 조심스럽던지요...
낮과 밤이 바뀌기를 한달여간
그의 엄마는 솔직히 밤이 다가오는것이 두려웠습니다
워낙 잠이 많은 그의 엄마인데 그것도 낮과 밤이 바뀐
그와의 씨름에 두눈은 충혈되어가기 시작했고
여전히 잠은 쏟아졌으니
얼마나 두렵던지요....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들 하지요
태어난지 21일이 되던날 그 자그마한 팔에 주사바늘을
꼽던날(예방접종) 커다란 울음소리로 엥...그리더니 이내
쌔근 쌔근 잠이드는 순둥이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한번씩 만나는 따스한 물과의 만남에도
의젓하게 몸을 저에게 맡기고 이따금씩 미소도 보내주는 매력남으로 변해갔구요
낮에는 푹자고 밤에는 놀던 그는 요즘 바뀌었지요
밤을 하얗게 지새우던 그가 밤 열한시경에 잠이 들고는 아침 여섯시경에 엄마의 젖을 찿는 밤과 낮이 제대로 바뀌어 저를 아주 흐뭇하게 한답니다
몇일전부터는 손가락 빨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신나게 엄지손가락을 빨고
아예 주먹을 쥐고 입안으로 가져가는 그...
그는 엄마의 목소리에 방긋방긋 까르륵 웃어주고
무언의 대화를 하는 요즘.....
두눈을 잘뜨질 않아 애태우던 그의 눈은 비록 살때문에 이리눌리고 저리눌려 지금은 자그마해 보이지만
눈집으로 보아 커다란 눈망울을 의심치않고
불타는 고구마를 연상했던 그의 피부는 언제 그랬냐는듯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고 뽀얀 피부를 뽐낸답니다
그를 뱃속에 품고 있던 열달을 꼬박
하루일과를 빠짐없이 기록하던 태교일기를
쓰던 그의 엄마는 요즘은 육아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까요?
그래요 그와 살을 맞대고 함께한지
100일이 다가옵니다
어느새 못가누던 목을 조심스레 가누고
옹알이를 얼마나 하는지
그의 엄마와 아빠가 열심히 이세상을 살아가야만하는
이유를 제공하고있는 그...그는
올 9월6일 이세상의 빛을 본 우리 아들 김도경입니다
그러니까 이틀뒤면 백일이 다가옵니다
그동안 엄마젖을 잘먹고 포동포동하니 살이 올라 8KG을
넘어서는 건강한 우리아들의 백일을 두분도 축하해주세요...
베란다에 널어놓은 하이얀 기저귀가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춤을 춥니다
아무쪼록 지금처럼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엄마아빤
바란다고 두분의 목소리로 도경이에게 전해주실래요
도경이도 즐오두의 진정한 팬이거든요
그럼 이만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