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간식
- 작성일
- 2002.01.10 13:35
- 등록자
- 박영옥
- 조회수
- 687
두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릴적 추억속에 아련히 떠오르는 간식 생각이 나서 이렇게 몇자 적는답니다.
중학생이 된 우리딸은 먹고 싶은게 너무 많나봐요.
'다이어트 괜찮아'방학은 좋은거야 하면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밥 먹고, 돌아서면 냉장고 뒤지고.
또 이리 저리 먹을것 찾고, 조금 지나 먹을거 없어?
가만히 놀면서 뭐가 그리 배고픈지, 배속에 왕거지가 있는지, 난 그냥 부엌에서 살아야 된다니까요.
저의 어릴적 추운 겨울 긴긴밤 못사는 집에 간식이란 있을리 없었지요. 그런줄 알지만 얼마나 먹고 싶은게 많았겠냐 이말입니다?
어머니께서는 고구마를 삶아서 주시기도 했고,
얼음이 담긴 무김치랑 찬보리밥 덩어리를 담아 오셨지요.
엄마의 배고픔은 아랑곳 하지 않고 어느 누구의
눈치도 없이 추운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한숟가락이라도 더 먹을려고 숟가락전쟁은
치열했지요.
정말 둘이 먹다 하나죽어도 몰랐다니까요.
거리에서 들려오는 찰떡 꿀떡~,메밀묵사려~ 하는소리에 그래도 침을 흘렸던 우리들,
실컷못먹여 마음아파 하시던 어머니. 그런 눈치도 없이 사달라고 졸랐던 우리들.
항상 가을이 되면 힘들어도 도토리를 주워서
겨울 간식으로 묵을 만들어 주셨어요. 이제는 누구(어머니)대신 해줄수 없는 간식이 되었지만 말입니다.
이제는 우리 자식들이 대신(간식)을 찾고 있는거
같군요. 사랑한다. 우리딸아.
새해에는 다이어트 좀해라. 땅만 넓은게 아니라
하늘도 엄청 높다는것을.............
<추운 겨울 두분 몸 건강하세요>

